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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
홍원표號, 조직개편 후 비용효율화 '고민'
최대주주 수익률·신사업 투자금 확보 관건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6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SK쉴더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쉴더스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의 수익률 제고 전략에 따라 추후 재무 부담이 급속도로 가중될 수 있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대대적인 부채 상환 움직임이 SK쉴더스 재무부담을 모회사 차입으로 전환하는 '리파이낸싱(Refinancing)' 전략에 기반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재무 리스크 완화 폭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기술통' 홍원표 대표가 경영·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보안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SK쉴더스는 "그동안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거나 인위적인 비용절감 움직임은 없었다"라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가 지난해 말 내부 조직개편에 나서는 등 다각적인 사업·비용 효율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쉴더스가 지난해 말 꽤나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홍원표 대표가 기술통으로 꼽히는 만큼 눈에 띄는 구조조정까진 아니라도 사업적인 명분에 따라 서서히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미국 벨통신연구소 출신으로 KT서 신사업·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삼성SDS선 대표를 역임한 기술·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그룹 재직 당시 핵심기술에 개발 역량을 대거 투입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이에 그는 삼성SDS 인사로선 처음으로 CES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기술 전문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핵심기술 역량을 중시하는 홍 대표로선 최근 재무개선을 위한 연구개발비 감축이 뼈 아플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SK쉴더스는 2021~2022년 연구개발비를 30~40%대로 늘리다가 2023년 최대주주 변경에 발맞춰 부채 상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연구개발비를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47%로 0.34%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1.4%로 2.4% 포인트 하락하고 유동비율은 146.9%로 24.5% 포인트 상승하며 재무 개선이 이뤄졌지만 신사업과 직결된 성장투자 활동은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빠른 재무 개선세 역시 조삼모사로 비춰질 수 있다. 완전 모회사인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가 SK쉴더스의 조 단위 유상증자 대금을 전액 납부하며 재무부담을 대신 짊어지는 '리파이낸싱' 전략이 주효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SK쉴더스 지분 매각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로 사실상 SK쉴더스 실적 및 배당에 기대야하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수익률과 직결되는 영업이익률이 인수 직전에 비해 저조한 점도 비용 효율화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SK쉴더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6.6%로 EQT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인 2022년 3분기보다 1.2% 포인트 낮은 상태다. 특히 EQT파트너스가 수익률을 중시하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점을 고려하면 성장투자 만큼이나 비용 효율화에도 힘을 실을 가능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SK쉴더스는 최근 신·구사업 호재로 늘어난 현금흐름과 재무체력에 기반해 AI 기반 보안관제 솔루션 기업인 시큐레이어를 인수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기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다만 보안산업에서 꾸준한 인프라 투자가 필수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인 신사업·기술 고도화 투자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SK쉴더스가 재무부담을 완화하고 신사업 투자 재원을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SK쉴더스는 홍 대표 취임 이후 대대적인 인력 감축설에 휩싸인 바 있다. 최근 이 회사가 신사업 일환으로 AI·클라우드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각적인 비용절감에 나설 적기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EQT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직전 년도를 상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률을 높이고 신사업 투자까지 병행하기 위해선 다각적인 비용절감 방안이 강구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홍원표 대표가 대의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 사람은 끝까지 챙기는 성격"이라며 "다만 본인이 한번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시는 안보는 스타일이라 조직개편 이후 불필요한 인력은 과감히 내보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SK쉴더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의 경우 연말마다 이뤄져 온 통상적인 수준에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인건비는 9% 가량 줄었으나 이는 2023년도 대주주 변경으로 구성원들에게 축하금 성격의 일회성 비용을 지급한 데 대한 기저효과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보유현금을 통해 AI 보안기업을 인수하는 등 넓은 차원의 기술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서 이동이나 프로젝트 진척 상황 등에 따라 분기별 변동성이 있을 순 있으며 지난해 연간으로 봤을 땐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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