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리포트]
SG PE
네패스라웨에 발목, 임현성 대표 '2선 후퇴'
②스포티비·마제스티 등 잇따른 투자 부진 '책임'…LP 불만 진화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패스라웨 충북 청안 FO-PLP 팹 전경(사진=네패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의 각자대표 중 한 명이었던 임현성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G PE는 올해 1월 기존 최창해·임현성·김양우 대표 삼각편대에서 최창해·김양우 2인 체제로 전환했다.


임 대표는 현재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 등을 담당하는 성장투자1부문 부문대표(본부장)로 근무 중이다. 하우스를 대표하는 최일선에서 빠진 것은 물론, 등기임원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임 대표가 각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대표에 올라 내홍을 겪던 하우스를 빠르게 안정화한 인물이 강등되자 여러 얘기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20년 대표에 올라 혼란스러웠던 하우스를 안정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SG PE 초창기 멤버로서 내부 신망이 두터워 조직 정비에 최적임자로 꼽혔다. 32.6%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한 코스모화학 건 등 투자 성과도 뛰어나 임 대표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다.


하지만 임 대표 입지는 최근들어 빠르게 쪼그라들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주도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중에서도 네패스라웨 투자 건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네패스라웨는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으로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사 네패스의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FO-PLP 공법은 기존 원형 웨이퍼를 대체하기 위해 직사각형 인쇄회로기판(PCB) 패키징을 도입한 기술이다. 웨이퍼 레벨 대비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 차세대 고효율 패키지 신공법으로 평가된다.


SG PE는 네패스라웨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를 단행했다. 2021년 블라인드펀드로 400억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400억원 등을 투입했다. SG PE만 투자에 나선 건 아니다. BNW인베스트먼트는 기업은행과 함께 300억원을 투자한 뒤 단독으로 200억원을 더 넣었다. SKS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200억원,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산업은행PE 300억원 등 재무적투자자(FI)의 누적 투자금 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결과는 처참했다. FO-PLP 공법은 기술적 한계에 봉착하면서 낮은 수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퀄컴 공급 계약도 수포로 돌아갔다. 네패스라웨는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쏟았지만 신규 매출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손금도 2020년 368억원(연결 기준)에서 지난해 2596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네패스라웨 상황이 악화하면 할수록 하우스 내 임 대표 입지는 줄어들었다고 한다. 네패스라웨 모회사인 네패스와의 협상을 통해 지난 2월 또 다른 상장계열사 네패스아크 지분과 현금을 대가지급 받는 방식으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었지만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SG PE가 보유하고 있던 네패스라웨 우선주 규모를 감안하면 대가지급으로 돌려받은 자금은 54억원가량의 네패스아크 지분과 현금 19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원금의 10% 수준이다.


네패스라웨 외에도 500억원을 투자한 스포츠 중계 전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스포티비, 600억원을 투입한 국내 골프용품업체 마제스티골프코리아 등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임 대표는 하우스 안팎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G PE는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임 대표가 그동안의 투자 결과를 책임지는 모양새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LP)의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는 의미다.


SG PE는 임 대표의 2선 후퇴와 관련해 임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입장이다. 대표이사로서 대내외 업무에서 벗어나 투자업체 포트폴리오 관리에 전념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SG PE 관계자는 "대표이사에게는 사내 인사권, 총무 관리 등 대내 업무뿐 아니라 대외 업무 부담이 있다"며 "임 대표는 하우스 내부에서의 짐을 내려놓고 투자 업체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PE 리포트 2건의 기사 전체보기
SG PE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