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유플 대표, 지속가능성 확보 "통신에 집중"
경영 효율화에 단기수익·주가↑…중장기 캐시카우 확보 '해결과제'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5일 LG유플러스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서 발표 중인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제공=LG유플러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취임 5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다각적인 비용·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공격적인 사업 투자보다 시장 관망세를 이어가면서 퀀텀점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알뜰폰부터 전기차 충전사업까지 사업 전반이 둔화 중인 만큼 홍 대표가 전 사업부문을 전면 재검토하며 사업재편 강도를 한층 높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추후 홍 대표는 비용·경영 효율화를 통해 축적한 재원으로 유의미한 인공지능(AI) 투자와 신사업 성과를 도출해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LG유플러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홍범식 대표가 최근 저수익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기조를 적극 내비치고 있다"며 "그동안 재무 부담이 수년째 이어온 만큼 올해 당장 무리한 신사업 투자나 확장보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며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 주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1만1540원으로 전년(9780원) 대비 18% 급등했다. 올해만 봐도 연초(1만380원) 대비 11.2% 상승한 수치다. 홍 대표가 최근 다각적인 경영·비용 효율화로 단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점이 시장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최근 스포츠·화물 등 저수익 부문 및 스타트업 투자 일부를 중단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진행했다. 이 밖에 네트워크 관리 및 고객응대 업무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익시젠'을 대거 접목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예고하기도 했다. 


추후 저수익 사업 정리를 이어가며 단기 수익성을 한층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 전 사업군을 대상으로 '선택과 집중' 기조를 강화해 수익성 중심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알뜰폰부터 전기차 충전사업까지 사업 환경 전반이 둔화 중인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셈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서 "핵심 사업인 통신 유무선 서비스가 성숙 단계에 진입한 만큼 양적 성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효율성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 기조는 향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통합전산망 상각비가 완화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순이익 20%' 범위에서 이뤄지는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도 한층 확대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사주 소각에 이어 매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주가상승 모멘텀을 기대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올해 사업 전반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다면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관건은 지속가능성 확보 여부다. 경영·비용 효율화로 단기주가 부양 및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도 신사업 없이 중장기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사업 키를 쥔 홍 대표는 취임 후 5개월여 동안 AI부서 신설 및 소규모 출자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투자 활동이 전무한 상태다. 대대적인 성장 투자에 앞서 내부 사업·시스템을 파악하고 대내외 인프라 및 협력체계를 강화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저수익 사업 정리에 따라 인력 규모가 2.2% 줄어든 반면 연간급여 총액은 8.8%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외로 AI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하며 1인당 평균 급여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부 협력체계도 지속 확장 중이다. 향후 매출 시너지를 제고할 기반을 마련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열린 'MWC 2025'서 구글·AWS와 AI 동맹 전선을 구축하고, 삼성전자 부스를 직접 찾아 AI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특히 구글과의 협력으로 자사 AI 에이전트 '익시오'에 구글 AI 엔진 '제미나이'를 확대해 향후 3년간 5000억원 규모의 가시적 수익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을 LG사이언스파크로 초청해 초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소개하는 등 국내외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기업간거래(B2B) 부문을 새 먹거리로 육성해 나갈 전망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AI 고객센터 등 기존 통신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사업군이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 수주사업이 아닌 중장기 수익으로 연계되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갈 길은 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요사업 둔화세가 한층 심화하면서 연간 영업이익률이 7.3%로 전년 대비 1.3% 포인트 하락했다. 기댈 언덕으로 부상 중인 'AI B2B' 매출 비중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데이터센터·솔루션 사업 등을 포함한 '기업인프라' 매출은 전체 매출의 11%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홍 대표는 '게임 체인저급'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MWC 2025' 현장 간담회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보다 성장률이 높으면 통상 기업가치가 높게 매겨지곤 한다"며 "단기 매출보단 중장기적인 수익성이 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 최초로 선보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 투자해 글로벌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향후 3년 동안 최대 3조원을 투자해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저수익 사업을 추가 정리하고 온라인 채널도 본격 확대하며 재원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홍 대표는 당장 대대적인 투자보다는 당분간 내부사업 및 국내외 정세를 파악하고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 모드 속에 유의미한 신사업 청사진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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