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씨비아이'(CBI)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 전 케이큐브홀딩스 대표가 합류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씨비아이가 김 전 대표측을 대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또 김 전 대표측 인사들이 등기이사로 새롭게 합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 목적이 아니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에선 김 전 대표의 합류를 계기로 씨비아이가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사실상 전략적투자자(SI)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인공지능(AI), 드론 등 씨비아이의 신규 사업을 전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비아이는 지난 23일 김 전 대표에 대한 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김 전 대표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동생이다.
또 더큐브홀딩스 역시 10억원 규모로 씨비아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더큐브홀딩스는 김 전 대표가 지분 50%를 보유한 회사다. 예정대로 유증 납입이 마무리된다면 김 전 대표는 씨비아이의 주식 400만주(현재 기준 7.3%)를 확보하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유상증자 후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씨비아이의 최대주주인 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은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율 7.04%를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발행이 마무리되면 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의 지분율은 5.7%로 낮아진다.
여기에 5월2일 납입 예정인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스타디움3호조합) 유상증자까지 앞두고 있어 향후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씨비아이는 경영권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대주주의 우호세력으로 추정되는 곳에 9회차·11獪차·1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9회차 CB는 힛피크에게, 11회차 CB는 지브이비티2호조합에게, 13회차 CB는 젠테크노룰지투자조합, 베리터스에코티조합, 랑크 등에 각각 매도됐다.
전환청구기간도 도래해 언제든지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상태다. 이중 9회차 CB의 전환청구기간이 오는 6월12일로 가장 빠르다. 해당 CB들의 전환가액은 25일 장마감 기준 1857원보다 낮은 1000원 수준인 만큼 기간 내 주식으로 전환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환 시 발행될 주식수는 9회차 CB 200만주, 11회차 CB 550만주, 13회차 CB 1000만주 등 총 1750만주에 달한다. 현재 발행주식수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씨비아이 지분율 25.5% 수준이다.
씨비아이 관계자는 "김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유증만 놓고보면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처럼 보일수 있지만 당장 경영권 변동은 없다고 알고 있다"며 "최근 잇따라 전환사채 매도 결정을 했는데 이들이 전환할 수 있는 주식수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주주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변동은 없지만 김 전 대표가 씨비아이에서 유의미한 활동을 할 것이라는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FI 목적으로 씨비아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대표와 함께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인 등기이사 후보의 이력을 볼 때 씨비아이의 신규 사업을 전담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씨비아이는 오는 6월4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화영 전 대표 및 김 전 대표 측 인사 3인을 사내이사 또는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김 전 대표 측 인사들은 카카오 출신부터 카카오 계열사인 케이큐브홀딩스 출신들로 이뤄져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게임 및 인공지능,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한 게임, 드론 등 신규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씨비아이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등 씨비아이의 기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보니 이를 대비하기 위한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여기에 김 전 대표 등이 합류했다는 것은 게임 등 신사업을 확실하게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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