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 킥스 도입 예고규제 문턱에 선 흥국화재, 자본관리 '걱정'
새로 규제가 만들어지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회사는 없다. 사회 안전망 역할을 맡아 규제에 익숙한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큰 틀의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새 규제가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가져올 변화 등을 딜사이트가 짚어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흥국화재가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도입으로 자본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흥국화재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은 50%대로 예상 규제 수준(50~80%)을 간신히 넘어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기본자본 킥스비율(경과조치 적용 후)은 지난해 말 기준 53.1%로 집계됐다. 1년 전만 해도 90%대를 보였는데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기본자본이 감소하면서 예상 규제 수준의 마지노선에 도달했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 기본자본+보완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구한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으로 조달하는 보완자본을 제외한 기본자본만으로 산출한다.
흥국화재의 기본자본은 2023년 말 1조3075억원에서 2024년 말 7422억원으로 줄었다. 금리 인하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계리적 가정 변경 등 영향으로 보험계약부채 평가손실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흥국화재의 자본변동표를 보면 기타포괄손익의 항목인 보험계약자산(부채) 순금융손익에서 유독 변화가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무려 8888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기타포괄손익누계액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기본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다. 이밖에 보통주, 자본항목 중 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 이익잉여금 등이 기본자본 구성 항목에 포함된다. 흥국화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023년 말 3560억원에서 2024년 말 마이너스(-) 3336억원을 기록했다.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가 도입되면 흥국화재의 자본건전성 개선 과제도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킥스비율 관리 부담이 작지 않은데 기본자본 킥스비율 관리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자본은 보완자본과 비교해 손실 흡수능력이 높다는 등 장점이 있지만 확충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흥국화재 상황에서는 순이익 확대를 통한 이익잉여금 증대가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 꼽힌다.
다른 방법으로 배당 축소를 통한 이익잉여금 쌓기, 유상증자 등도 있다. 하지만 흥국화재는 최근 10년 동안 배당을 한 적이 없고 상장사다 보니 유상증자 추진도 쉽지 않다.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증가하면 1주당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주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흥국화재의 자본건전성은 크게 불안정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경과조치 적용 후)은 199.6%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웃돈다. 하지만 경과조치 효과를 걷어내면 150%를 살짝 넘는 만큼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흥국화재는 추가 금리 인하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본 확충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9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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