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70돌
멀어진 상호출자제한…채무 부담은 감소
지난해 1분기말 기준 채무보증 6363억원…안정적 수익성으로 문제 없을 전망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8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파워 안산복합화력발전소 전경.(제공=삼천리)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삼천리그룹이 상호출자제한집단과 점차 멀어지며 의도치 않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천리그룹은 6000억원이 넘는 채무보증이 있는데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이 기존 10조에서 지난해부터 국내총생산(GDP)에 연동되는 구조로 바뀌게 돼 채무보증을 해소할 부담이 경감됐기 때문이다. 다만 상호출자제한집단이 된다고 하더라도 채무보증 해소 유예기간이 있는 데다, 채무보증을 받은 계열사의 실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보니 문제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천리그룹은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54위에 선정됐다. 2023년 총자산은 9조4280억원 가량으로 2024년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인 10조4000억원과 1조 가량 차이 난다.


사실 삼천리그룹은 2023년에는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과 더 가까웠다. 2022년 총자산은 약 9조8680억원으로 2023년 기준인 10조와 대략 132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1년이 지나면서 상호출자제한집단과 멀어지게 됐다.


이는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이 2024년 변경됐기 때문이다. 원래 공정위는 매년 직전연도 자산총액 기준 10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해 왔다. 해당 집단은 공시의무, 순환출자, 채무보증 등 규제를 받는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서는 우리나라의 명목 GDP가 2000조원(확정치)을 초과한 연도의 다음 해부터는 자산 기준을 '명목 GDP의 0.5%'에 연동하기로 돼 있다. 한국은행이 2023년 6월 발표한 2021년 명목 GDP 확정치는 2080조2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4년부터 자산 기준이 명목 GDP의 0.5%(10조4000억원)로 설정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 금지되는데 삼천리는 지난해 3월말 기준 총 6363억원의 채무보증이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에스파워 3200억원 ▲삼천리모터스 626억원 등이다. 이번에 기준 변경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과 더 멀어지면서 채무보증을 해소할 걱정을 내려놓게 됐다. 


물론 삼천리그룹의 자산이 급증해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이후 유지비용만 필요해 자산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다. 삼천리만 봐도 발전사업 등 사업다각화 관련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자체 영업현금창출범위 수준에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실제 지난해 삼천리 예정 CAPEX(설비지출)은 공급지역 내 택지개발과 안전관리 투자 등 707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더라도 계열사 간 채무보증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소를 위한 유예기간 2년이 있는 데다, 채무보증을 해준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해소가 가능해서다.


이런 가운데 에스파워도 채무보증을 없애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천리가 에스파워에 해준 채무보증은 전액 회사채 때문이다. 에스파워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지난 1월 삼천리에 400억원을 차입했다. 에스파워가 지난 12일 만기 예정인 회사채 1400억원을 상환했다면 채무보증 규모는 1800억원으로 줄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채무보증 부담은 에스파워가 차입규모도 많이 줄어들고 실적도 잘 나오고 있어 계열 지원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호텔 같은 신사업에서 추가적인 지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어 계속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리 관계자는 "삼천리는 급격하게 자산이 증가하기는 어렵다"며 "상호출자제한집단에 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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