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키움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를 비롯한 리테일(개인금융) 분야에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년층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 이탈은 막으면서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사업 상점을 지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1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광고선전비 499억원을 사용했는데 전년대비 38.6%(139억원) 확대됐다. 2023년 광고선전비가 2022년 대비 3% 늘어난 것과 비교되는 증가 규모다.
증권사 광고선전은 대부분 개인투자자 대상의 리테일 사업과 관련해 이뤄진다. 지난해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리테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키움증권 역시 관련 지출을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를 오랫동안 달려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해외주식을 중점으로 토스증권을 비롯한 다른 증권사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불황 등으로 주요 수익원으로서의 리테일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2024년 주식중개 시장점유율(누적) 19.21%를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1.37%포인트 떨어졌다. 2022년 19.6%에서 2023년 20.58%로 20%선을 회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에 미국주식 거래 3개월 수수료 무료, 미국 주식 옵션 첫 거래시 지원금 지급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개인투자자 대상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리테일 선두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키움증권은 12일부터 20대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새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2020년 이후 5년 만의 캠페인이다. 20대 인지도가 높은 배우 고민시 씨를 모델로 기용한 영상광고를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송출하는 방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0대가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면서 투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20대 사이에 투자가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이 14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일부 기존보다 인하한 점도 개인투자자 유치와 연관된 행보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살 수 있는 제도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받는다.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기존에 대출기간 기준 ▲1~7일 5.4% ▲8~15일 7.9% ▲16~90일 8.7% ▲90일 초과분 9.3%였다. 여기서 1~7일만 빼고 나머지 기간을 모두 0.2%포인트씩 인하했는데 이는 국내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개인고객이 많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2024년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금 2조5439억원을 기록해 증권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낮추자 고객 이탈 방지 등을 감안해 이자율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키움증권은 리테일의 다른 영역인 자산관리(WM)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앞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2024년 취임 이후 고객자산솔루션본부를 설치하고 그해 7월 WM부문 아래 플랫폼본부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올해는 WM부문 아래 신설한 TF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 역시 추진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개인고객 대상인 사업 특성상 브로커리지와 연계하기 쉬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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