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천안·온양사업장 방문 "투자 흔들려선 안돼"
첨단 패키지 생산설비 직접 점검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R&D(연구개발) 역량,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했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 차세대 첨단 패키지 생산설비를 방문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려 반도체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위기 속에서도 투자는 변함없음을 보여주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R&D(연구개발) 역량,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했다.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를 찾아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본 지 10일만이다. 이 회장은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사업장을 찾으면서 치열한 경쟁 상황으로 미래 선점이 절실한 분야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천안캠퍼스에서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 WLP(Wafer Level Package)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 패키지는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공정으로, 전기 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외형을 가공해 제품화하는 필수 단계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차세대 패키지 기술은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춰 AI(인공지능), 5G(차세대 통신),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한다. 첨단 패키지 기술은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수준으로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되면서 발생한 생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본래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담당하는 기둥이었지만, 최근 업황 둔화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 대비 97% 급감한 수준이다. 주력인 메모리 부문에서 적자를 냈지만, 파운드리 부문 등의 선방으로 간신히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메모리 부문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도 50조원의 반토막인 20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려 이익 감소에도 반도체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받는 중화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며 "삼성이 '앞선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육성을 고려해 전략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천안캠퍼스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 간담회에는 경계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온양캠퍼스로 이동해 패키지 기술 개발부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개발자로 느끼는 자부심과 신기술 개발 목표, 애로사항 등을 설명했고 이재용 회장은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부터 지역 사업장을 방문해 주요 현황을 살피고, 지역 중소업체와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광주광역시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한 이래 ▲부산(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삼성전기) ▲대전 (SSAFY/삼성화재) ▲아산(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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