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매각, VIG-성정 '동상이몽'
경영권 확보vs소수지분 매각..."이견 좁히지 못하면 딜무산"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10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이스타항공)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성정이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VIG파트너스와 '회사지분 매각'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확보하기를 원하는 반면, 성정은 회사 정상화에 필요한 수준의 소수지분 매각을 고집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현재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동반한 지분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성정과 구체적인 지분 및 금액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다. 회사 기업가치(밸류에이션)로는 약 1500억원이 거론된다. 인수자금은 지난 2020년 9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4호'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딜 성사의 관건은 성정의 이스타항공 '경영권 포기' 여부다. VIG파트너스는 경영권이 동반된 투자가 아니면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최소 51% 이상의 지분 인수를 원하고 있다. 현 경영진이 지난 1년여 동안 기업을 정상화시키지 못한 만큼, 운항 재개를 위해서는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반대로 성정은 이스타항공을 어렵게 품은 만큼,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분 구주매출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부분 이스타항공에 재투입 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권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성정이 경영권 포기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금융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단기간 다른 원매자를 찾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수지분 매각만으로는 회사 정상화에 필요한 충분한 금액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혈자금 400억원,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전까지 필요한 운영비 300억원 등 총 7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스타항공 밸류에이션이 15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어 성정은 절반 이하의 지분 매각을 통해 이정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경영권을 넘기지 않을 경우 약 500억원으로 추산되는 경영권프리미엄이 빠지기 때문에 지분 50%를 매각한다고 해도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성정은 이스타항공을 지난 2021년 인수하며 1100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약 43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지원하는 등 총 투입금액이 1500억원에 달한다"며 "1500억원에 팔아도 손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 통매각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정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결국 이번 딜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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