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9부 능선 넘어선 구현모 대표...경선으로 정면돌파
KT 이사회, 연임 우선심사에서 구현모 '연임 적격' 판정했지만 돌발 경선 요청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불식 정면승부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 (출처=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연임 우선심사 대상에 오른 구현모 KT 대표가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다. 구 대표가 연임 9부 능선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대되는 쉬운 길을 버리고 다른 후보자들과의 경선을 요청했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등 구 대표가 안고 있는 잠재적 리스크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KT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연임 적격 판정을 받으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단독 후보로 추천된다. 


하지만 구 대표는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는 구 대표와 복수 후보자들 간 경선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KT에 따르면 복수 후보자 공모와 경선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정이 구체화되면 경선을 통해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뽑는다. 이후 최종 후보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된다.


구 대표의 돌발 행동은 국민연금이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염두한 것으로 관측된다. 소유분산기업은 재벌그룹과 달리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말한다. KT,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 인사보다 내부 등용 등을 우선시하는 관행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애초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구 대표 연임의 최대 변수로 여겨졌다. KT 지배 구조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어서다. 앞서 KT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내놨지만 국민연금 반대에 부딪혀 제 뜻을 펼치지 못했다. 당시 박 사장은 전임 황창규 회장 때 불거진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후원'에 가담한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국민연금이 이를 문제 삼자 박 사장은 주총 직전 사내이사 후보직을 사퇴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대표 역시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혀 연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T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는 복수 심사후보자를 검토해 경선을 치르겠다는 내용만 결정됐다"며 "향후 일정이 정해지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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