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우진, 심두보 기자] 무슨 일이지?
미국 담배 제조업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미국 내 아이코스 독점판매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로이터는 20일(현지시간)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 그룹이 전날 아이코스 독점판매를 위한 27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체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0억 달러는 이미 지급됐으며, 2023년 7월까지 잔여 금액 지불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합의에 따라 알트리아는 2024년 5월까지만 미국에서 아이코스를 판매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필립모리스가 독점권을 갖게 됩니다. 필립모리스는 2023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 아이코스 제품 공급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야첵 올자크 필립 모리스 CEO는 "우리는 아이코스를 미국 시장에 맞게 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를 위해 투자도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판매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위원회(ITC)를 넘어야 합니다. ITC는 지난해 10월 레이놀즈 아메리카가 제기한 특허권 분쟁에서 레이놀즈 아메리카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에 따라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수입 및 판매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필립모리스는 이 결정에 대한 번복을 요구하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판매를 재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미국의 담배 규제가 있습니다. 미국은 위해저감 개념을 담배 규제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매년 40만 명 정도가 목숨을 잃고 있어 FDA를 중심으로 담배 연구와 규제를 가장 강하게 하는 나라 중 하나죠.
FDA는 니코틴 제품 중 특히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 담배의 문제에 주목해 왔습니다. 흡연 관련 질병의 원인이 담배나 니코틴이 아니라 연소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비연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죠. 담배를 끊지 못하는 성인 흡연자들을 전자담배로 유인하는 식입니다.
아이코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FDA는 지난 2019년 아이코스에 대한 판매를 허용하는 PMTA 인가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마케팅까지 허용하는 위해저감담배제품(MRTP) 인가를 결정한 바 있어요. 당시 FDA는 아이코스에 대해 "전자담배의 독성이 일반 담배에 비해 훨씬 적다"며 "공중보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이코스는 궐련을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으로, 일반 흡연과 달리 독성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니코틴을 흡입할 수 있습니다.
즉 필립모리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아이코스 등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제품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거죠. 첫 번째 장애물을 넘은 필립모리스가 항소에 승리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주가는 어때?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주가는 전장대비 1.67% 하락한 85.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필립모리스 주가는 올해 들어 등락을 반폭하며 연초 대비 11.18% 하락했는데요. 최근 들어 낙폭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판매 재개를 계기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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