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트론 “중화권 매출 내년 최대 30% 증가 전망”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김형준 비아트론 대표(사진제공=비아트론)



비아트론이 내년 대규모 신규수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증권가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년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늘리는 만큼 열처리 장비 분야에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비아트론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꼭 거쳐야 하는 열처리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고해상도 액정표시장치(LC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제품 공정에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가 사용된다.


김형준(58) 비아트론 대표가 ‘비레이저 결정화 기술’을 들고 창업에 뛰어들었던 2001년을 떠올리면 지금의 업황은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김 대표는 “당시만 해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매출이 거의 없었다”며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자 출신 CEO(최고경영자)이자 교수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퍼듀대에서 금속공학 석사를 MIT에서 전자재료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IBM의 T.J Watson(T.J 왓슨) 연구소와 LG반도체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1991년부터 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레이저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리콘을 결정화할 수 있는 기술인 ‘비레이저 결정화 기술’을 개발하면서 2001년 12월 비아트론 설립과 함께 상용화에 나섰다.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한 만큼 창업 당시는 자신감이 넘쳤다. 특히 미국 뉴턴캐피탈과 삼성벤처투자가 기술력을 믿고 3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순조롭게 장비 제조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회사 설립 후 7년간 이렇다 할 매출이 나지 않았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탓이었다. 직원의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불안한 경영자의 삶이 오랜 기간 이어졌지만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자금이 부족한 시기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비레이저 결정화 기술 중 하나인 슈퍼그레인실리콘(SGS)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배치 방식 열처리 장비를 개발해 LG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현재 비아트론은 배치(Batch)형과 인라인(Inline)형 열처리 장비를 동시에 공급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배치형은 유리기판을 층층이 쌓아 400도 이하 저온에서 장시간 열처리하는 방식을, 인라인형은 열처리 챔버(Chamber)를 일렬로 나열해 600도 이상 고온에서 고속으로 공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열처리 장비 분야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기술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며 OLED시장이 열렸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지금은 중국 비오이(BOE)·티엔마(Tianma), 대만 AUO 등 중화권 기업들이 이 회사의 장비를 쓰고 있다. 2008년 이후 매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 비아트론은 201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3년에는 임대로 쓰던 가산디지털 단지 내 사무실을 떠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수원산업에 사옥을 지어 입주했다.

여전히 비아트론의 성장을 이끄는 주 동력은 연구개발이다. 김 대표를 비롯해 직원의 40% 이상이 연구원이고,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박막 태양전지용 열처리 장비, 고내열성·고해상도의 기능성 유리기판용 열처리 장비 등 제품 포토폴리오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업계 흐름도 긍정적이다. 기존 텔레비전 외에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등에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거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비아트론은 지난해 매출액 32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을 500억~55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발 더 나가 내년 비아트론의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휴대폰 기기의 고해상도화 추세와 플렉시블 OLED 수요 증가로 저온폴리실리콘(LTPS), PI(폴리이미드), 큐어링(Curing), 배치(Batch)형 열처리 장비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화권 업체들로부터의 신규수주가 늘고 있어 내년 매출이 20~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을 모두가 나누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는 김 대표는 상장 전 임직원들에게 세차례에 걸려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지난 2011년과 2012년 4월 공모 당시 우리사주를 배정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직원들을 위한 자기계발비 지원, 교육훈련비 지원, 성과보상 등도 신경을 많이 쓰는 CEO라는 것이 직원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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