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리 대주주 11% 지분매각.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윤유석 기자] 국내 상장한 중국기업인 완리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우뤠이비아오가 지난 27일 11.40%의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팔아넘긴 주식수는 1천27만주이고, 처분단가는 2천828원으로 매각 대금은 290억원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7일 완리 주가는 12.23% 급락했다.


회사측은 “원가절감을 위한 설비투자에 자금이 필요해 최대주주의 지분을 매각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먼저 지분 매각 자금으로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지, 얼마의 자금이 투입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팔아 치운 주식 대금은 회사와 상관없은 대주주의 개인 자산이라 회사측에서 사용 출처에 대해 밝힐 의무도 없다.


또, 회사의 높은 유보율에 시선이 쏠린다. 회사의 유보금이 차고 넘치는데 대주주가 지분을 내다 팔아 설비투자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완리의 잉여금은 무려 2천5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율은 3400% 로 국내 10대 기업 평균 유보율 1700% 보다 두배 가량 높은 수치다.


그렇다고 이를 현금배당에 쓰기 위해 아껴두는 것도 아니다. 중국기업은 배당을 하게 되면 중국정부에 기업세 25%와 배당세 10%를 떼어줘야 하기 때문에 배당에 인색하다. 일각에선 대주주가 배당을 받지 못하자 주식 매매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실시한 무상증자와 연관을 지으려는 시각도 나타났다. 무상증자는 회사의 잉여금이 많고 재무가 건전하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완리는 지난해 10월 이례적으로 높은 비율인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 0.85%의 무상주식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지분 61.61%를 보유한 우 대표는 신주 2천550만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우 대표가 서둘러 지분매각에 착수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 지난 2월 자신의 지분 1천300만주(14.4%)를 주당2천514원에 팔아넘기려 했다. 당시 기관의 수요가 저조해 지분매각에는 실패했다. 이를 두고 무상증자로 주가 띄우기를 한 뒤에 지분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업계 전문가는 대주주가 회사를 제쳐놓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 되는 투자에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회사를 제쳐두고 자신이 직접 투자하는 것은 문제있다”며 “투자의 결실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연결되지 않고 대주주 개인 자산에 연결되어선 안된다” 라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중국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래도 실적 우수기업인 완리에 대해선 점수를 후하게 쳐줬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반응이다.


우 대표는 2011년 상장 당시 중국 고섬 등 중국기업이 말썽을 일으켜 신뢰를 잃자 차이나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주가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힌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 지분매각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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