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글로벌시장 집어삼킬 준비 “완료”

[신약 개발로 글로벌기업 꿈꾸는 제약사] ① 동아에스티


- 신약 ‘시벡스트로’ 복용 편의성, 가격경쟁력 높고, 부작용 낮아- 각종 규제로 저성장 늪에 빠진 제약시장, 공격적인 R&D 투자로 ‘결실’-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파이프라인 타고 세계시장에서 성장 기대


[배요한 기자] 신약개발 이슈는 늘 투자자들을 설레게 한다. 올해 신약 개발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제약사 TOP 3 기업을 탐방해 봤다.



신약개발로 글로벌 제약회사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동아제약의 선봉에는 ‘동아에스티’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2년 창립 80주년을 맞았던 동아제약은 글로벌 제약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3개 사로 분할했다.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ETC(전문의약품)의 해외수출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 박카스나 건강음료 등을 판매하는 OTC(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동아제약’으로 나뉜다.


올해 동아에스티는 신약개발 성공으로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미국·유럽 제약시장 진출 가시화에 따른 신규 매출 증가와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동아에스티의 신약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는 지난해 7월 미국 FDA(식품의약청)의 승인을 받았고, 지난 3월에는 유럽 EMA(유럽의약품청) 허가를 받아 유럽 시장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산신약으로 미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의 팩티브 이후 두 번째다.


미래에셋증권 이종훈 연구원은 “머크사의 큐비스트사(시벡스트로 판권보유) 인수로 미국과 유럽시장 내 시벡스트로의 매출 확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벡스트로의 미국 매출액이 지난해 3분기 240만달러, 4분기에 360만달러로 증가세에 있고, 이중 동아에스티는 매출액의 5~7%를 로열티 수입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꾸준한 R&D 투자가 결실로, 해외시장 개척으로 ‘발돋움’


그동안 동아에스티는 연구개발(R&D) 비용 지출과 정부의 각종 규제로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2년 전부터 꾸준한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제품 개발을 최우선에 두고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기업이다. R&D의 핵심인 인적자원 확보를 위해 국내외 전문인력을 2017년 400명까지 늘리고,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에는 매출액 대비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제약시장은 2010년 일괄약가 인하 이후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내수시장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위 제약사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수출이나 연구·개발(R&D)에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결과 시벡스트로는 2007년에 라이선스 아웃(계약)을 맺고, 작년 6월에 미국 FDA 등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3월에는 유럽에서 판매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피부 적응증 치료제 개발이 완료된 상태고 폐렴 적응증에 대한 치료제 개발은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피부증 보다 시장규모가 더 큰 폐렴증 허가는 2017년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후 가파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신약은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의 개발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노렸다. 개발 당시 해외인프라나 노하우가 없음에도 공격적인 시장개척을 시도한 것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높은 진입 장벽, 약가 인하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2013년 동아에스티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3.6% 성장한 1172억원을 기록했다


시벡스트로는 계약금 및 단계별 기술수출료가 총 1720만달러에 달하는 슈퍼항생제다. 전세계 시장 규모는 2012년 2조7000억원에서 2019년에 3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시벡스트로의 매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경쟁업체인 화이자의 자이복스 국내 매출이 약 80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해외진출을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슈퍼 항생제의 국내 매출 규모는 약 450억원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국내 작은 회사에서 만든 약이 전세계에서도 통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동아에스티를 알리고, 임상시험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다는 점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에 출시된 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지만 시장 반응은 굉장히 좋다”며 “2018년 이후 시장점유율 30%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KDB대우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최대 매출액이 2019년에 최소 6억달러에서 최대9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동아에스티가 얻게 될 로열티는 2019년에 최소 298억 원, 최대 626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유럽 승인으로 시벡스트로는 유럽연합 가입 28개국과 유럽경제지역에 가입한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등 3개국에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제품 출시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 경쟁사 화이자의 자이복스보다 가격·효능 경쟁력 “한 수 위”



동화에스티 시벡스트로의 가장 큰 경쟁 약물은 화이자의 자이복스다. 현재는 자이복스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 특허 만료가 예정돼, 시벡스트로의 두각이 기대된다.
시벡스트로가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는데 가격메리트가 주는 이점이 상당하다. 특히 미국은 국내와 같은 국가보험이 아닌 사보험 시장이기 때문에 비싼 약값은 환자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낮은 약값은 제약사의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시벡스트로의 가격은 6정에 1900달러(한화 약 210만원)인 반면, 자이복스는 20정에 3200달러(약 370만원)이다. 자이복스보다 약 150만원가량 싸다.
이외에도 시벡스트로는 자이복스와 비교해 약효가 높고, 복용횟수, 부작용이 적어 제품 경쟁력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동아에스티 측은 “시벡스트로는 자이복스에 내성을 보인균에도 효과적이었다”며 “복용의 편의성, 위장암 부작용도 낮다”고 설명했다.
자이복스는 하루 2번씩 10일 동안 총 20알을 복용해야 하지만 시벡스트로는 하루 한번씩 6일 동안 총 6알만 먹으면 된다.



◆ 세계 2위 제약사 ‘머크’와 협력 ‘글로벌 영업망’ 확보


동아에스티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있어 주목할 회사가 하나있다. 바로 ‘머크’다. 사실 동아에스티가 시벡스트로의 라이선스를 최초로 넘긴 업체는 개발전문 회사인 트리어스 테라퓨틱스(Trius Therapeutics)다. 이후 이 회사는 2013년 항생제 제품으로 1조원 매출을 올리는 큐비스트라는 회사에 매각됐다. 그런데 다시 세계 2위 제약사 ‘머크’가 큐비스트를 인수하며 최종적으로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시벡스트로의 판권을 가지게 됐다.
머크는 항생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물을 파는 글로벌 제약사로 넓은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의 기대가 크다.


KDB대우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큐비스트의 유럽마케팅 조직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머크 인수 효과로 인한 유럽 매출은 의미있는 수준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머크 인수효과 및 바이엘의 아시아 매출 발생을 감안하면, 시벡스트로의 NPV(순현재가치)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신약 개발로 글로벌기업 꿈꾸는 제약사 ① 동아에스티 ② LG생명과학 ③ 녹십자 순으로 연재됩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