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차에도 외인 채권이탈 낮을 것"
신동준 KB證 상무 “내년말까지 금리격차 125bp 예상”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지만 당분간 외국인 채권자금에 대한 이탈 위험은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사진)는 30일 ‘팍스넷뉴스출범기념포럼’에서 “국내 펀더멘탈이 부진하게 되면 수입 수요가 축소한다”며 “결과적으로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지게 돼 채권자금이 빠져나갈 이유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한미 금리 격차가 주는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내년 1분기까지 글로벌 시장경제 상황을 보수적으로 예측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이 중국을 자유경쟁 시장체제에서 몰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기업들의 영업환경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상무는 “당장 미·중간 무역분쟁에 따른 시장 경제지표는 나빠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2분기부터 경제지표가 안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결국 실물경제에서는 1분기부터 반응이 올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무역분쟁 결과, 지금까지 6~7%대를 유지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상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것도 관세 부문만 따진 수치”라고 강조했다.


해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신 상무는 “미국은 2009년 6월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확장국면이다”라며 “장기간 지속됐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곧 상승국면이 꺾일 것이라고 볼 만한 경제지표를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경기상승국면과 비교해 완만한 속도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역사상 유례없는 미국 GDP 대비 낮은 가계부채를 나타낸 것도 경기 확장기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신 상무는 “실업률은 18년만에 최저치”라며 “미국이 첨단산업 중심으로 성장하다보니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고령자들이 구조적으로 산업계에서 떠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업률, 고용률과 관련한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며 찾아오는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이다. 미국의 경제시장 역사를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경기 침체기가 찾아왔고 이를 회복하는 데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5년 정도 걸렸다. 최근 금리차는 50bp로 좁혀진 상황이다. 시장의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지만 이같은 금리 격차 등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신 상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일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던 90년대 그린스펀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내년말까지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bp까지 확대될 것으로 신 상무는 예측했다. 연준은 내년말까지 3차례, 한국은행도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상무는 “외국인 입장에서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지만 그보다 더 큰 폭의 환헤지 프리미엄에 대한 수취가 가능하다”며 “최근 외국인 채권투자가 급증한 배경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재정거래 자금 이탈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이 작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자금은 한국의 장기 펀더멘탈과 신용위험에 대한 부정적 영향 확대시 이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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