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지난 10년 간 표류 중인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문제 등으로 지자체 승인이 지연되면서 사업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아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300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까지 사업 추진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시공사로 참여 중인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 청산을 준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추후 해당 사업 포기로 인한 손실액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회계 처리를 한다는 계획이다.
대진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은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 산71-2번지 일원에 16만2370㎡ 규모의 산업시설용지 및 지원시설용지 등을 조성한 뒤 분양하는 프로젝트다. 초기에는 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단지로 계획됐으며, 지난 2015년 7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이행보증금 미납, 시행사 변경, 환경문제 등 여러 잡음에 시달리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도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으로 난처한 입장을 겪어 왔다. SK에코플랜트가 이제껏 용지비와 각종 부담금 명목으로 338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해 왔지만, 이를 회수할 기미가 안보여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17년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300억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해왔지만 쉽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3년 12월 말 특수목적기업(SPC)을 통해 발행한 7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양수하기도 했다. 해당 PF대출은 이자율이 8.35%로,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시행사가 사업 지체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월 300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사업 변경 계획을 신청했다. 기존에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담겼지만,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복합단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이는 SK에코플랜트가 대진일반산업단지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SK에코플랜트는 시공사를 넘어서 시행사로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하면서 환경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던 시기였던 만큼 시공사로 참여 중인 대진일반산업단지를 활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며 결국 지금까지도 지자체의 산업단지 변경 허가를 받지 못해 표류 중이다. 일부 사천시 주민들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복합단지가 산업폐기물 처리장으로 전락해 주변 자연환경 및 건강에 해로운 물질 배출을 우려하며, SK에코플랜트의 조성 계획 및 지자체의 변경 허가 승인에 반대해 왔다. 결국 SK에코플랜트는 변경 허가를 신청한 지 1년이 넘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최근 시행사로서의 참여 계획을 접을 뿐만 아니라 시공사로서의 지위도 내려놓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 사업에 대해 시행 의지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진척이 없는 상태인 만큼 청산을 결정했다"며 "338억원 규모의 기투입한 비용 등에 대해서 최대한 자금 회수(엑시트)를 노력하는 한편 일부 손실액에 대해서는 추후 회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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