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큰 플래그십 모델을 계속 고도화해 나가면서 온서비스 AI에 필요로 한 모델들을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하게 커스텀할 수 있는 공정을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서비스 운영 비용 최적화와 수익성으로 이어져 AI 생태계 확장에 핵심적인 요소가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23일 오전 10시 역삼동 네이버스퀘어에서 '네이버클라우드 테크밋업'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행사에서 오는 24일 출시될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과 함께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추론모델을 소개했다.
이날 성 기술총괄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한 AI 모델을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이 커지면 커질수록 능력이 좋아진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굉장한 비용 부담이 있다"며 "시장에서 특정한 작업에 있어서 작은 모델로도 충분히 성능이 나온다면 이를 선호하는 걸 확인해 기존 서비스에 AI 터치가 조금씩 들어간, 경량화 모델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그는 하이퍼클로바X 경량모델들이 작지만 강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집중한 덕에 적은 파라미터에서도 경쟁력 있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픈AI의 챗GPT 3.5 전후 정도의 작은 모델로도 한국어 역량은 물론 한국 특화 벤치마크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아직 양자화 돼 있지는 않은 모델이라 더 작아질 가능성도 있어 오히려 튜닝이 가능해 웬만한 스타트업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의 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AI 핵심 전략인 '온서비스AI'를 위해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 곳곳에 자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하고 있다.
성 기술총괄은 온서비스 AI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추론 능력'을 꼽았다. 이에 맞춰 하이퍼클로바X의 업데이트 방향은 크게 ▲감각의 확장 ▲지능의 확장이라는 두 축으로 진행 중이다. 감각의 확장은 언어로 시작해 음성, 이미지로 확장하는 멀티 모달을 의미한다. 지능의 확장은 정보 요약, 질의응답, 문제해결에서 나아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과정에서의 '플래닝(Planning)' 능력의 고도화를 말한다.
이는 최근 AI 업계에서 화두인 MCP(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와 비등한 수준이다. MCP는 AI 모델이 다양한 기능이나 외부 툴, 데이터를 용도에 맞게 호출하는 일종의 'AI USB'로, AI 에이전트 구현에 필수적이다. 성 기술총괄은 "하이퍼클로바X의 추론 능력은 어떤 코딩이 없이도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위해 AI가 스스로 생각하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작업과정은 2년 전 계획한 '스킬 시스템'이라는 생태계 구축과 같지만 전 세계적으로 MCP이라는 표준이 생겼기 때문에 이에 방향을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된 성능이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구현될 로드맵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 검색이 가장 많이 바뀔 예정"이라며 "AI 브리핑 외에 더 자세한 이야기는 네이버 검색에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국민 서비스라 불리는 네이버 서비스에 사용되는 엄청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필요하기에 경량화된 모델이 있어야 실제로 서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발표된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임에도 여타 서비스들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스탠포드대학에서 발표한 'AI 인덱스' 중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도 하이퍼클로바X가 누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성 기술총괄은 각종 서비스 앱과 연결돼야 하는 AI 에이전트로써, 챗GPT나 제미나이가 가지고 있는 기능들에 비해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와 기능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들을 AI로 엮었을 때 가장 시너지가 클 수 있다는 게 하이퍼클로바X가 가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인덱스 누락에는 기술 고도화에 힘쓰다보니 테크니컬 리포트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며 이번 업데이트 내용을 가지고 5월 중 테크티컬 리포트를 준비해서 낼 계획이고, 그 밖의 PR도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생성 기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최근 챗GPT는 'ㅇㅇ화풍'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 역시 생성형 AI나 아직은 이미지를 인식하는 데 그친 상태다.
성 기술총괄은 "이미지 생성 기술은 확보했지만 높은 퀄리티로 스케일업하는 것들이 남아있다"며 "사실 GPU라고 하는 자원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우선시 돼야 하는 측면이 있고, AI 기술팀은 투자 결정만나면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스탠바이 상태다"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동남아시아와 메나(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네이버가 최근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으로 조만간 재밌는 소식이 들릴 예정"이라며 "지금은 아직 시장성을 확인한 초기적 단계로 글로벌 진출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 외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는 AI모델 개발, 데이터 센터 구축과 운영, 클라우드 플랫폼, AI 서비스 활성화를 포함한 '소버린 AI'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실제 응용 사례로 ▲초고령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네이버 케어콜 서비스 ▲보안 및 안보 강화가 중요한 한국수력원자력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특화 AI 모델 제공 ▲중앙은행의 보안 AI 구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네이버는 오픈소스 기여를 통해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을 돕고 자사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결국엔 시장 규모를 키워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환경 및 GPU 공급 환경 조성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며 정부의 AI 정책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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