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수익 비중 50% 이상인 기업에만 투자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과 같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ETF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글로벌 X(Global X)는 지난 4월 16일 S&P 500 ETF를 변형한 두 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바로 Global X S&P 500 U.S. Revenue Leaders ETF(EGLE)와 Global X S&P 500 U.S. Market Leaders Top 50 ETF(FLAG)다. 이 두 ETF는 각각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Eagle)와 국기(Flag)에서 티커명을 따왔다.
EGLE은 S&P 500 기업 중 미국 내에서 전체 수익의 최소 50%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 수는 약 370개다. 4월 17일 기준 비중 상위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9.14%), 아마존(5.72%), 버크셔 해서웨이(3.15%), 일라이 릴리(2.33%), JP모건(2.17%), 세일즈포스(1.74%) 등이 있다.
FLAG 역시 EGLE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수익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에 투자하지만, 추가적인 선별 과정을 거친다. FLAG는 자유 현금흐름 마진, 투자 자본 수익률(ROIC), 시장 점유율 등의 지표를 평가해 상위 50개 기업을 선정한다. 즉, FLAG는 EGLE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상위 50개를 엄선한 정제된 버전의 ETF다. FLAG의 주요 편입 종목은 버크셔 해서웨이(5.34%), 일라이 릴리(5.11%), 존슨앤드존슨(5.09%), 월마트(4.72%), 애브비(4.60%), 유나이티드헬스(4.24%), 홈디포(4.22%) 등이다.
글로벌 X의 이번 신규 ETF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2017~2020년의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2025년 초부터 중국, 유럽, 일본 등을 대상으로 고율의 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하며, 미국 내 제조업 강화와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및 매출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치며,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키운다.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은 관세 리스크, 환율 변동성, 규제 장벽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미국 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과 사업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전통적인 S&P 500 ETF는 미국 기업 전체에 광범위하게 분산 투자하지만,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다수 포함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시기에는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는, '미국 중심'이라는 테마에 특화된 ETF가 유의미한 차별점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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