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삼성증권이 채권발행시장(DCM)에서 꾸준히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발행사와의 접점을 장기적으로 다져온 결과, 과거 주관 이력이 없던 기업들과도 본격적인 주관 업무 계약을 체결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 들어 한솔제지와 CJ대한통운의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 주관사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과거 삼성증권과 주관 이력이 없었던 만큼, 이번 주관은 신규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우선 한솔제지(A)는 오는 22일 6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과 3년물로 구성됐으며,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이 열려 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이다. 삼성증권이 한솔제지 공모채 주관사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대한통운(AA-)도 마찬가지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3일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별 발행액은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5년물 500억원이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삼성증권이 CJ대한통운 공모채 주관사 목록에 이름을 올린 건 역시 첫 사례다.
이번 두 건의 주관은 모두 기존 인수단 경험을 통해 관계를 차근차근 쌓아온 결과물이다. 한솔제지가 지난 2022년과 2023년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며 접점을 다져왔다.
CJ대한통운과는 더 긴 호흡이 이어졌다. CJ대한통운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네 차례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중 세 차례 삼성증권이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CJ대한통운이 사모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당시 공동 주관사로 나서며 협업의 폭을 넓혔다. 이번 공모채 주관을 계기로, 삼성증권은 CJ지주를 포함해 CJ CGV 등 대부분의 CJ그룹 딜 주관 이력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 금리 인하 바람에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증권사 간 주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삼성증권은 꾸준히 신규 딜을 확보하며 주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집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최근 3년간 DCM 주관 실적은 ▲2022년 2조9939억원 ▲2023년 3조8757억원 ▲2024년 3조9345억원 등 약 3조~4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관 순위는 5~7위로 SK증권과 미래에셋증권과 순위다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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