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가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소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약정액의 80% 이상을 소진한 가운데 연내 추가 투자처를 확보한 이후 포트폴리오 밸류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음PE는 5000억원을 목표로 2차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후속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총 42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이음넥스트스테이지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드라이파우더(미사용 자금)는 5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추가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넥스트스테이지1호는 이음PE가 2010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단독 조성한 블라인드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전까지 공동운용(Co-GP) 방식으로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해왔지만 2021년 국민연금공단과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국내 굵직한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사업에 이름을 올리며 420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투마스 ▲SK에코플랜트 ▲아이케이 ▲WIK그룹 ▲에코프로 비엠 등이다. 전체 7곳 가운데 이투마스를 포함한 3곳은 경영권을 확보한 바이아웃(경영참여형) 투자이며 나머지 4곳은 성장성에 주목해 전략적 지분을 확보한 그로쓰(성장지원형) 투자다.
해당 펀드를 통한 첫 투자처는 전자상거래 물류 업체 이투마스로 이음PE는 지분 약 63%를 260억원에 인수했다. 이투마스는 국내 제품의 해외 수출 과정에서 국제특송, 창고보관를 비롯한 전자상거래 전반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음PE는 2023년부터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이투마스 매각을 검토해 왔으며 최근 실적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이음PE는 2022년 SK에코플랜트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도 참여했다. 당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별도로 조성한 프로젝트펀드에서 1550억원, 각자 운용 중인 블라인드펀드에서 2200억원을 모았다. 이음PE는 넥스트스테이지1호 펀드를 활용해 84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넥스트스테이지1호를 통해 이음PE는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도 꾸준히 투자 폭을 넓혀왔다. 2023년 수도권 기반의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아이케이의 지분 100%를 185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2월에는 IBK투자증권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산업폐기물 중간처리 전문기업 WIK그룹을 인수했다. 이음PE는 약 510억원을 조달했으며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에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DS자산운용,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등이 참여했다. WIK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폐기물 중간처리 허가와 고정 물량을 확보한 지역 강자로 꼽힌다.
이음PE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알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강점을 가진 하우스로 평가 받는다. 입찰 위주의 공개된 매물보다 시장에 나오기 전 단계에서 프라이빗하게 딜을 탐색(태핑)하며 투자 기회를 포착한다. 투자 대상을 찾을 때는 대형 회계법인뿐 아니라 작은 회계법인과 인수합병(M&A) 부티크, 자문사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다. 특정 산업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개별 기업이 가진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음PE가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결성한 뒤 꾸준히 투자처를 발굴하면서 연내 소진을 앞두고 있다"며 "펀드 투자를 마무리한 후에는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업과 2호 펀드 결성을 통한 후속 투자 재원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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