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나우IB캐피탈이 최근 일본 반도체 장비기업 썬프로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바이아웃(경영권 이전)으로 해외 투자 보폭을 넓혔다. 나우IB는 무려 15년 이상 일본 투자를 진행하며 업계 내에서는 일본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거래에서도 나우IB가 장기간 쌓아온 일본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일 나우IB는 일본에 소재한 '썬프로로시스템'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소부장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2600억원가량을 들여 특수관계인 및 임직원 등이 보유한 이 회사 지분 100%를 사들였다. 23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나머지 자금은 산업은행을 주선사로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썬프로로시스템은 반도체 및 특수화학 운송에 필요한 시트 라이닝 탱크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영업이익이 매년 300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작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0억원, 35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는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 회사와 미스비시케미칼 등 화학 회사 등이다.
이번 썬프로로시스템 인수는 나우IB의 첫 해외 바이아웃 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 기업 인수의 경우 문화적·법적 차이는 물론 현지 정부의 규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 높은 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썬프로로시스템 인수 역시 일본의 경제산업성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까다로웠다.
나우IB가 이번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는 그간의 일본 투자 경험이 꼽힌다. 나우IB는 지난 2010년 일본 부품·소재 기업 투자를 위한 펀드(나우일본테크놀로지투자펀드1호)를 결성한 이후, 무려 15년 이상 일본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해당 펀드의 경우 모태펀드, 산업은행 등의 출자를 받아 3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나우IB는 해당 펀드를 활용해 ▲제넥시 ▲대성하이텍 ▲아이에스시(ISC) ▲모노링크 등 국내 기업의 일본 투자를 지원했다. 제넥신의 경우 50억원을 투자해 154억원을 회수했으며 ISC 역시 70억원을 투자해 180억원 가량을 거둬들였다. 이 밖에 다른 투자 건 역시 투자원금대비 2~3배의 회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오랜 기간 일본에 활동하며 쌓아온 투자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이번 썬프로로시스템 인수 거래 전반에서 빛을 발했다. 썬프로로시스템의 매각 소식도 일본의 거래사를 방문해 우연한 계기로 접했으며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였던 일본의 중견 상사 마루젠케미칼도 나우IB와 2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기업이다.
특히 일본 기업(마루젠케미칼)을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하면서 썬프로로시스템 인수의 신뢰성과 진정성을 부각할 수 있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밸류업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LP 구성을 통해 강조했다. 나우IB가 일본 투자를 통해 쌓아온 역량이 ▲딜 소싱 ▲LP 구성 ▲인수 협상 등 전 단계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나우IB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모태펀드 등의 출자를 받아 국내 기업의 일본 투자 지원을 위한 펀드를 결성했다"며 "해당 펀드의 경우 ISC, 대성하이텍 등에 투자하며 2018년 '최우수청산펀드'에도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썬프로로시스템 인수 거래에서도 그간의 일본 투자 경험을 통해 쌓은 네트워크가 빛을 발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