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신임 협회장이 최근 코스닥 투자 전용 벤처펀드를 통해 회수시장에 최소 3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벤처펀드에 공급하던 민간 투자자금이 코스닥으로 넘어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 상 벤처펀드가 코스닥 시장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51조4항2호에 따르면 벤처펀드의 상장사 투자총액은 대통령령에 따라 결성총액의 20%까지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특수목적을 띤 M&A펀드의 경우 예외적으로 결성총액의 60% 이내까지 상장법인에 출자할 수 있다. 다만 60%의 출자비율은 현행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에 해당하며 세부적인 출자비율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령에 따라 결정한다.
이러한 가운데 취임 후 두달 차에 접어든 김학균 VC협회장은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한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를 제안했다. 코스닥 시장의 전반적인 유동성 공급을 목표로 코스닥 시총(333조원, 4월 7일 기준)의 10%에 달하는 30조원대 벤처펀드 출범을 제안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과거에도 한 차례 조성한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3월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는 3000억원 규모로 결성 총액의 50%를 벤처기업이나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해야 한다. 펀딩에 참여한 주주들에게는 세제혜택이나 공모주 우선 배정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김 협회장은 "기술성 중심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투자재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코스닥 시총의 10%에 달하는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벤처펀드를 통해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에 벤처펀드 자금이 유입될 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코스닥 시장에 VC들의 참여가 확대될 시 기존 기관투자자들에게 외면받던 유망 소형주들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재원 공급이 기대된다"며 "증권시장에 전문성 있는 투자자들이 유입되면 투기행위가 줄어드는 등 시장 규율이 자체적으로 개선되는 모니터링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를 확대 조성할 경우 민간투자자들의 기존 벤처 포트폴리오에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벤처생태계에 유입되던 민간 투자자금이 수익성 높은 코스닥으로 넘어갈 시 벤처펀드 조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처자금이 코스닥으로 확대유입될 경우 증권시장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벤처생태계 관점에서는 기존 투자 자금 중 일부가 코스닥으로 넘어가면서 시장이 축소되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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