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尹 전 대통령 파면에도 코인시장 '안정세'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예상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거래소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계엄령 사태 당시 큰 충격을 경험한 바 있어, 정치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는 당장의 정치 이슈 보다 향후 제도화 방향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인용했다. 지난해 12월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본안 심리를 거쳐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최종 결정했다.
◆코인‧거래소 안정세 유지...김치코인 급등

정치적으로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1억2200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보이며 전일 대비 0.5% 내외 상승세다. 이더리움도 26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솔라나는 16만8000원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12월 사태 당시 30분 만에 비트코인이 30% 넘게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는 시장의 차분한 반응에 대해 "이미 큰 불확실성은 과거에 선반영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12월 계엄령 발표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예고된 판결 결과였고 시장도 심리적으로 대비돼 있었다"며 "글로벌 지표가 반영되는 요인 보다는 국내에서 발행한 일명 '김치코인'의 변동성이 더 짙다"고 말했다.
실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8분 기준 보라(BORA)는 전날대비 약 30.36% 오른 146원에 거래가 됐다. 보라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메타보라의 가상자산이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공판이 시작된 11시 전후로 급격히 상승했다. 다만 오후 3시 기준 130원까지 다시 하락했다.
거래소별로 트래픽 증가나 시스템 지연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주요 원화 거래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접속 지연이나 주문 체결 오류도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당시 업비트는 동시 접속자 수 100만명을 넘기며 1시간 넘는 접속 지연을 겪었고 이후 총 31억원 규모의 피해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같은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주요 거래소에 거래 안정성 확보와 비상 대응 체계 정비를 지시한 바 있다. 거래소들 역시 올 1분기부터 서버 이중화, 주문 매칭 시스템 개선, 백업 클러스터 증설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 입법 속도화 전망…대선 정국 '정책 표심' 주목
정치 리스크보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슈는 '제도화'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처음으로 법적 기반을 갖춘 상태다. 해당 법은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내부통제, 이상거래 감시, 보험가입 등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시장 조작 및 자전거래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도 담고 있다.
문제는 후속 입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가상자산위원회를 개최해 제2단계 제도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대상은 ▲신규 코인 상장 절차 ▲시장조성자(MM) 제도 허용 여부 ▲공시 의무 ▲기관투자자 요건 등이다.
다만 대통령 파면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가상자산 정책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 모두 제도화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입법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주요 결정권자 교체에 따른 정책 수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향후 국회와 정부가 어느 방향으로 제도화를 이끌어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하는 만큼, 정책 신호에 따라 투심도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후 대선이 진행됨에 따라 후보별로 가상자산 정책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이전처럼 ICO 허용, 과세 기준 완화 등 공약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면 시장확대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