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김동관 유증 참여…뿔난 한화에어로 '주주달래기'
9800억 출자 한화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주주들 "밸류업 한다더니 뒤통수"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유증 참여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원 주식 매입 계획.(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가 갑작스런 유상증자로 배신감 등 분통을 터뜨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원들도 48억원에 달하는 주식 매입 계획을 밝히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 측은 지상·해양 방산의 주요 거점 확보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유럽, 중동의 현지생산 및 현지조달 요건을 선제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유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지난해 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 1조4000억원과 맞먹는 돈을 총수 일가가 가진 한화오션 지분을 사는데 쓰고, 사업 투자를 위해서는 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라며 불만이 크다. 


26일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주 162만298주를 주당 60만5000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발행가액은 5월 29일 확정되나 현재 기준총액 규모는 9803억원에 이른다. ㈜한화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3506억원으로 유증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하다. ㈜한화는 자체 현금과 함께 외부 차입을 통해 유증 참여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지배력을 공고히 가져갈 수 있다. 현재 지분율은 33.95%인데 유증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지분율 30%(30.03%)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화가 유증 참여에 나선 것은 모회사로서 자회사의 해외 지방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 등에 나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승모 ㈜한화 대표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과감한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며 자회사의 성장으로 ㈜한화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동시에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한화에어로 전략부문 대표이사)을 필두로 주요 경영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매입에 나선다. ㈜한화의 유증 참여와 같은 맥락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30억원 규모를 매수할 예정이다. 또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유증에 따른 우리사주 매입과 별도로 각각 9억원, 8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한다. 


하지만 여전히 주주들의 불만은 크다. 초대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을 두고 주주보다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한화에어로는 최근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등 그룹사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3000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현금 흐름이 충분해 자본 조달이 필요없다고 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말을 바꿨다. 여기에 사상 최고가 수준에 증자를 결정한 것이 의도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에어로가 앞으로 2년간 약 5조원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럼에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 3~4년에 걸쳐 집행될 필요 자금을 굳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고 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조달한 자금 중 1조6000억원은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쓴다. 


미국 등 해외 해양방산∙조선해양 생산 거점 확보에 8000억원, 국내 추진장약(MCS)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에도 9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나머지 3000억원은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 투자해 양산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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