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재무통 모인 SK텔레콤, 그룹 핵심 인사 '합류'
SK, 리밸런싱에도 수익·재무 개선 '미미'…신사업·재무 전문가 'SKT AI화' 총력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8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 사옥. (제공=SK텔레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인공지능(AI) 전환에 나선 SK텔레콤이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앞서 그룹 핵심인사를 이사회에 속속 합류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이 주요 AI 계열사로 자리매김 중인 만큼 그룹 전략·재무통을 전방 배치해 포트폴리오 및 재무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지주사 SK가 대대적인 리밸런싱에도 전기차 캐즘 등 국제정세 영향에 따라 수익·재무 개선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AI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SK텔레콤 사업·매출 비중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AI 투자를 비롯해 저수익·비주력 사업 정리 과정에서 그룹 키맨들의 신속·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SK가 석유화학·배터리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실적 둔화로 그룹 수익성 전반이 저하되면서 SK텔레콤 사업·매출 비중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정보통신기술(ICT)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에 그룹 전략·재무통을 전방 배치하면서 신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방식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최근 공시를 통해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서 강동수 SK그룹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강 부문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 임원 ▲SK에너지 솔루션·플랫폼 추진단장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신사업 포트폴리오 및 재무 전반을 총괄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서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인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신사업 확장기 속 여러 규제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강동수 후보자는 그룹 포트폴리오 관리를 총괄하는 전략, 재무 전문가"라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신, AI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창보 후보자 역시 AI 성과 및 운영개선을 위한 조언은 물론 향후 사업, 투자 의사결정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평가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도 지난달 SK텔레콤 상근 미등기임원으로 합류하며 '형제 경영'을 본격화한 점을 고려하면 그룹 내 주요 의사 결정자가 SK텔레콤에 대거 합류한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지주사 SK 수익성 전반이 둔화한 점과 무관치 않다. 최근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캐즘으로 아쉬운 실적을 이어가면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하는 'AI 사업'이 새 견인차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는 지난해 지분법손익 감소 영향으로 연간 매출 124조6904억원, 영업이익 2조35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2%, 5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8조1103억원으로 28.6% 쪼그라든 반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71조5328억원으로 9.5% 증가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67.8%, 유동비율은 94.3%로 각각 2% 포인트, 4.9%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에만 계열사가 67개나 감소하는 등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수익·재무 개선 효과는 여전히 미미한 셈이다.


지분법손익 둔화세 전반을 상쇄하기 위해선 SK텔레콤 사업·매출 비중을 한층 늘려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SK는 지난해 기준 SK텔레콤 지분 30.6%를 보유 중이며 매출 비중은 13.1% 수준이다.


하지만 SK텔레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출 80%를 차지하는 통신사업 둔화로 수익성 회복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1월 기준 국내 휴대폰 번호이동수는 49만453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휴대폰 회선 수도 2308만6914개로 전년 동기 대비 0.08% 감소했다. 통신 시장이 5G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탄력을 크게 잃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1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올해 2조30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AI 성장투자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그룹 전략·재무통이 총집결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처 탐색 및 결정 과정에 한층 탄력이 붙는 셈이다. 


SK텔레콤은 24일 미국 AI 최적화 전문 스타트업 '투게더 AI'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키로 하면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투게더 AI는 AI 클라우드 오픈소스 전문기업으로 최근 3억500만달러(한화 약 447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세를 인정받고 있다. 양사는 북미 출시를 앞둔 글로벌 개인 AI 에이전트 '에스터' 효율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동시에 저수익·비주력 사업 정리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기준 유동부채가 31.9% 늘면서 유동비율이 81.1%로 13.1% 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향후 4년간 AI 데이터센터 사업에만 3조4000억원을 투입키로 한 점을 고려하면 재무 여력이 녹록지 않은 셈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매각하고 반려동물 플랫폼 등을 중단하는 등 다각적인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이용자 수가 크게 감소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서비스도 이달 내 종료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지난해 배터리 사업 둔화 속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텔레콤 등 AI와 연관된 ICT 자회사가 괄목할 만한 약진을 보이며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배터리 산업이 국제 정세에 민감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AI 사업에 힘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SK텔레콤이 AI에이전트, AI데이터센터 사업 등을 앞세워 B2C, B2B 부문서 안정적이고 광범위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핵심 수익원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올해 '돈 버는 AI'를 실현키 위해 서비스 개인화 및 글로벌 협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20% 가까이 고공 성장한 AI 사업 비중을 한층 늘리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누적 가입자가 800만명을 넘어선 국내형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유료화하고 글로벌형 AI 에이전트 '에스터' 미국 베타 서비스를 개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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