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페이퍼, '오너 리스크' 의식…상장 플랜B 검토
글로벌 사업 확대, 시리즈C 투자유치…일본 등 해외상장 고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강남언니 홈페이지)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가 최근 400억원대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가운데 해외 기업공개(IPO)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분위기다. 홍승일 대표의 과거 의료법 위반 이력으로 국내 상장에 빨간불이 켜지자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창구로 해외 증시를 노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3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힐링페이퍼는 현재 국내외 상장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회사가 해외 증권시장에 눈을 돌린 배경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더불어 홍 대표의 범법 이력이 향후 국내 IPO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일본에서 낸 사업성과에 힘입어 현지 상장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해진다.


홍성일 대표는 2023년 7월 의료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홍 대표는 2022년 1월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에게 시술 쿠폰 등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병원에 환자를 알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을 받으며 패소했다.


회사는 의료법 위반 소송을 일단락하고 글로벌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사업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428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시리즈C 투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KT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신한벤처투자 글로벌투자본부에서 이번 투자를 집행해 힐링페이퍼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탰다. 글로벌투자본부는 해외 투자대상을 확보하고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7월 생긴 조직이다.


현재 회사의 누적 투자유치금은 7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2015년 7월 3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시작으로 2019년 7월 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듬해 3월에는 18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마쳤으며 이후 2023년 브릿지 투자 유치로 8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시리즈C 투자유치에서 힐링페이퍼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초기 투자자들의 펀드들이 하나둘씩 만기일을 앞두고 있어 힐링페이퍼가 FI들의 엑시트 수단을 고안할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예컨대 시리즈A 투자에 활용한 프리미어파트너스의 '2018 KIF-프리미어 기술금융 투자조합'과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스톤브릿지영프론티어투자조합' 등은 각각 올해 11월과 12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VC업계 관계자는 "홍성일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힐링페이퍼는 상장 핵심 요인인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면서 "최근 일본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해외 상장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상장을 위해서는 일본 법인에 대한 2년 이상의 외부 회계감사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힐링페이퍼는 2020년 8월 일본 미용의료 플랫폼 '루쿠모'를 인수해 힐링페이퍼 재팬(Healingpaper Japan)으로 사명을 바꾸고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힐링페이퍼 재팬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7배 늘어난 49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로선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상장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냉정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해외 투자자들이 매출이 막대한 규모로 나오고 있지 않은 국내 혁신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 "많은 혁신기업들이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의 상장을 시도하지만 결국에는 국내 증시로 되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힐링페이퍼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 선정 등을 비롯해 추후 IPO 방향성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 명확한 구상안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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