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엔켐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공장가동률 변수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엔켐이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 중이다. 북미와 중국에서의 영업활동을 바탕으로 수주를 따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도 가시성 있는 대형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10%대로 떨어진 공장가동률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극적인 투자로 케파(생산능력)를 확대했지만,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고정비 등이 실적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켐은 지난해 3657억원의 매출과 68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정체)로 인한 결과 때문이다. 전기차가 팔리지 않아 배터리 셀 회사들이 어려워져 그 여파가 전해액을 만드는 소재 회사 엔켐까지 번진 셈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엔켐은 올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엔켐의 영업 노력과 무관치 않다. 엔켐은 그동안 사업 안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기존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비중이 80% 이상을 웃돌았지만, 지난해부터 파나소닉, 얼티엄셀(GM과 LG엔솔의 합작법인) 등으로 대부분 공급하며 국내 업체 비중을 30%까지 낮췄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영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상위 10개 배터리업체 중 80% 이상에 납품하려는 중이다. 현재는 3~4개 이상 업체에 수주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목표는 중국에서 전체 수주 기준 중 40% 이상을 수주하는 것이다. 이 중 CATL, BYD 등 글로벌 배터리 업체도 속해 있다.
아울러 북미 시장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상위 20개 셀 업체 중 14개 이상에 수주하는 게 목표다. 즉 계획대로 된다면 캐즘에도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엔켐의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켐은 아직 주가 부양책을 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주주환원책이 없다 보니 주가가 실적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켐의 주가는 지난 4월 8일 종가기준 35만8000원에서 13일 종가기준 8만5200원까지 하락했다.
다만 공장가동률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엔켐은 적극적인 증설로 케파를 확대해 왔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케파는 1만8750톤, 해외는 28만1250톤이다. 하지만 공장가동률은 평균 12.4%로 매우 낮아진 상태다. 2023년 말 평균가동률(30%)과 비교해도 17.6%포인트 차이 난다.
이렇게 될 경우 고정비 부담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장과 관련된 비용은 계속해서 지출되지만 낮은 가동률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없어 실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엔켐이 올해 대량 수주 이후 생산까지 이뤄져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엔켐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톱 티어 자동차 및 셀 업체 20개 중 70% 이상 기업에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중국에서도 올해 전체 수주 중 4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것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중 가시성 있는 대형 계약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쯤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사는 중국, 북미, 한국 등 여러 군데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어 소재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 반등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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