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 톺아보기]
화승네트웍스, 내부거래가 불러온 저수익 구조
⑮오너가 지분 0%, 주머니 채우기 무관…계열사 거래서 경쟁력 상실, 높은 원가부담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화승그룹 종합무역 회사인 화승네트웍스의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주된 원인으로 높은 내부거래율이 꼽힌다. 통상 내부거래는 오너일가 등 특정인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만큼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화승네트웍스의 내부거래는 결이 다르다. 화승코퍼레이션이 100% 지배력을 행사하는 만큼 오너일가의 현금 곳간과는 거리가 멀어 고수익 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계열사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열위에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 그룹사 무역업 전담…태생적 이유로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화승네트웍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3243억원으로, 전년 동기(3064억원)보다 5.8% 증가했다. 연간으로 환산한 이 회사 매출은 약 6% 가량 증가한 4300억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출범한 화승네트웍스는 화승그룹 무역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 화승인더스트리, 화승엔터프라이즈 등 주력 계열사가 필요로 하는 원자재나 반제품을 조달하고 유통하는 글로벌 공급망(SCM)사업과 각종 소모성자재를 대행으로 구매하는 MRO사업을 영위한다.


애초 화승네트웍스는 화승소재와 화승티엔드씨(화승T&C), 화승엑스윌이 지분을 나눠들고 있었다. 하지만 화승소재가 화승네트웍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2019년 화승티엔드씨와 화승엑스윌이 보유 중이던 화승네트웍스 주식을 모두 넘겨받았다. 그 대가로는 화승소재의 신주를 제공했다. 특히 화승소재가 2023년 화승코퍼레이션으로 흡수합병되면서 자연스럽게 최대주주도 바뀌었다.


화승네트웍스는 이 같은 태생적 이유로 계열사에서 창출되는 매출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화승네트웍스의 최근 5년간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평균 74%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내부거래 매출은 ▲2019년 2772억원 ▲2020년 2292억원 ▲2021년 2598억원 ▲2022년 3139억원 ▲2023년 3112억원이었고, 이 기간 내부거래율은 77.5%→74.2%→68.9%→73.4%→76.5%였다.


◆ 오너 지분 없어, 현금창구와 무관…단가 협상 열위, 비용절감 효과 미미


주목할 부분은 화승네트웍스의 영업이익률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5.2%를 기록한 화승네트웍스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7%로 반토막 난 데 이어 현재 2%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론 내부거래율이 높다고 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 효율성 등 효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 기업의 내부거래가 감시 및 규제 대상에 오르는 배경에는 공정성 결여가 있다.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개인회사에 그룹사 일감을 몰아주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오너일가에 배당하는 방식의 부당이익을 취하기 때문이다. 


화승네트웍스 실적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하지만 화승네트웍스의 경우는 정반대다. 그룹사 일감으로 고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오너일가가 직접적으로 취득하는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화승네트웍스는 오너일가가 직접적으로 들고 있는 지분이 없는 만큼 수익성을 강화해야 할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비상장사인 만큼 일반 주주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아쉬운 대목은 화승네트웍스가 자체적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펼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화승네트웍스의 매출 대비 판관비율은 47.4%로, 전년(52.8%)보다 5.4%포인트(p) 하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 매출원가율이 전년보다 1%p(92.4→91.5%) 가량 늘어나면서 비용통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화승네트웍스의 매출원가율이 높은 이유로는 단가 협상력을 가지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화승네트웍스는 계열사가 필요로 하는 원자재 등을 대량 구매한 뒤 재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그리고 있다. 매출원가를 낮추려면 상품과 제품을 매입한 가격보다 비싸게 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화승네트웍스가 그룹사 일감을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계열 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뿐더러, 국내 물류시장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한편 딜사이트는 화승네트웍스 측에 매출 대비 수익 성장이 더딘 이유 등에 대해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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