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캐즘에도 캐나다 공장 '사수'
다른 합작공장 투자 계획은 철회…북미 시장 활성화 위한 유증 단행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건설현장.(제공=포스코퓨처엠)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북미 거점 활성화를 위한 캐나다 양극재 생산공장에 또 한 번 유상증자로 지원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최근 니켈 합작법인을 청산하고 전구체 생산공장 투자 계획도 철회했다. 다만 북미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이라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돼 캐나다 공장을 사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4일 캐나다 자회사 포스코퓨처머티리얼즈에 4894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포스코퓨처머티리얼즈는 캐나다에서 미국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캠을 출범하고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2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1단계는 연산 3만톤 규모를 목표로 올해 5월 완공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11월에도 5675억원의 유상증자로 포스코퓨처머티리얼즈를 지원했다. 지금까지 해당 공장 건설에 들어간 돈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포스코퓨처엠이 그동안 전기차 캐즘으로 투자계획을 다수 철회했다는 점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5월 화유코발트, 경상북도,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설비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투자검토를 종료했다. 또한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11일 CNGR과의 니켈 합작법인도 청산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전구체 합작 사업은 계속 진행하는데 화유코발트와의 협력을 종료했다 보니 전구체 사업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이 캐나다 공장에 계속 지원하는 건 북미거점 활성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미 지난해 완공예정이었지만 올해 5월로 한 차례 연기해 더 이상 늦어지면 북미 진출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양극재 공장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한다. 해당 양극재는 북미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인 데다 고부가가치 소재라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GM과의 합작공장이라 매출 보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포스코퓨처엠이 캐나다 공장에 계속 지원하는 배경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 전량은 GM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9월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JV)인 얼티엄셀즈에서 발행한 포스코퓨처엠의 매출 비중은 35.3%에 달한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얼티엄셀즈에 8조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문제는 포스코퓨처엠 현금보유량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은 7156억원이다. 전년 대비 13.4% 증가하긴 했지만 유상증자의 1.5배에 불과하다. 앞으로 추가적인 지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공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지만, 4월 2일까지 유예한 상태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관세가 부과된다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도 캐나다가 무관세 지역이니까 설비 투자를 했을 텐데 정책적으로 변화가 생기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얼티엄캠에서 공급하는 제품이 미국으로 가는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납품되는지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금성자산으로 전부 투자하는 게 아닌 만큼 캐나다 양극재 공장 투자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도 2026년까지 분할해서 투입하는 만큼 여러 자금조달 방식을 고려해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까지 캐피탈콜 방식으로 얼티엄캠에 지난해 9월말 기준 7억8784만5000달러(한화 약 1조1364억원)를 출자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캐피타콜은 목표한 투자자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적인 자본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방식으로 자금 투입을 한꺼번에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략 6000억원을 더 지원해야 하는데 해당 방식으로 출자해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며 "캐피탈콜로 전부 지원하는 건 아니고 지원 방식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추가 투자는 업황과 현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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