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진단우리금융, 사외이사 대거 교체…임종룡式 쇄신 강화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대대적인 사외이사 교체를 예고했다. 사외이사 7인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들 모두가 과점주주 추천 인사다. 최대 임기 6년을 채운 사외이사는 1명(정찬형 이사)이지만 쇄신 차원에서 연임 여부와 관계 없이 최소 4명을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도 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든다. 7인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빈자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외부인사로 수혈될 전망이다. 임종룡 회장 체제 이전에 선임됐던 사외이사 대부분이 물러나고 임 회장과 내부통제 강화에 발을 맞출 인사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말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5명 중 교체가 확실시되는 사외이사는 정찬형 전 포스코기술투자 사장,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3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추천 인사인 정 전 사장은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2019년부터 6년 연속 사외이사를 맡아 퇴임 수순을 밟는다. 키움증권 추천인인 윤 전 부사장은 겸직했던 우리은행 사외이사만 맡게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윤 전 부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지성배 대표의 경우 IMM PE가 지난해 지분매각으로 사외이사 추천권이 사라지면서 그대로 퇴임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출범 이후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우리금융 과점주주는 당초 동양생명·한화생명·한투증권·키움증권·푸본생명·IMM 6곳이었다. 동양생명이 2021년, 한화생명이 2022년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추천 사외이사(전지평·노성태)도 이에 맞춰 사임했다. 2021년 유진PE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새 과점주주가 되면서 2022년부터 신요환 전 신영증권 고문이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우리금융은 2022년 신 전 고문과 함께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첫 외부출신 사외이사로 선임해 전체 사외이사수를 7명으로 늘렸다. 첫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했던 송 변호사는 2년 기본임기만 채우고 퇴임했다. 이 시기 한화생명 추천 사외이사(노성태)도 함께 빠지면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2명의 외부 여성 사외이사(이은주·박선영)를 새롭게 합류시켰다.

마찬가지로 IMM PE 추천 사외이사가 빠진 자리 역시 외부출신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주문에 발맞춰 관련 전문가를 발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나왔던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경우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은 교체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의 내부통제 기능 강화 기조와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내부통제시스템 운영실태 평가 등을 담당하는 만큼 감사위 구성원 전체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금융 감사위는 2023년부터 윤수영(위원장)·정찬형·신요환·지성배 4명이 맡아왔다. 푸본생명 추천 사외이사인 윤인섭 전 푸본현대 이사회 의장의 경우 2022년 선임 이후 감사위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회에서 줄곧 활동했다.
대대적인 사외이사 교체로 임 회장의 내부통제 행보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이은주·박선영 사외이사 외에도 대부분이 임 회장 체제에서 새롭게 선임되는 만큼 우리금융의 전반적인 쇄신 계획에 이사회가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올해로 3년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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