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벤처기업은 성장과 존속을 동시에 해야 한다.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에 대한 객관적인 계산을 통해 해당 기업이 존속할 가능성이 높은지,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 차입금을 적기에 상환할 수 있는지를 본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존속 가능성만 봐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 등 존속에 대한 판단과 충분한 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 등 성장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
신용평가사에서 19년,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18년 몸담은 조수봉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SGI) 대표의 말이다. 1961년생인 조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대한항공 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1987년 나이스신용평가그룹(당시 한국신용정보)에 입사해 19년간 신용평가사업본부장, 그룹 전체의 기획조정본부장 등으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SGI에는 2007년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SGI의 초대 대표는 양태수 전 대표다. 양 대표는 SGI의 모기업인 삼호개발 회장인 이종호 회장의 지인이다. 조 대표는 양 전 대표와 나신평에서 연을 맺고 SGI까지 함께 오게 됐다. SGI의 올해 2월 기준 누적 운용자산(AUM)은 4250억원이다.
최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성장사다리펀드2 딥테크 분야에 선정돼 250억원을 추가로 출자 받는다. 올해 4월 펀드 결성까지 완료하게 되면 AUM 4750억을 달성할 예정이다. SGI는 올해 말까지 AUM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집행 자금(드라이파우더)은 작년 말 기준 680억원이다.
조수봉 대표는 "SGI는 올해 700억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투자하려고 한다"며 "SGI초격차펀드, SGI올마이티세컨더리펀드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금 회수도 1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작년엔 70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SGI는 꾸준한 사업 성과를 내왔다. 2022년 4개 회사를 상장시키고 2개 회사를 인수합병(M&A)해 392억원을 회수했다. 2023년에는 7개의 회사를 상장시켜 778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에는 4개 회사를 상장시키고 2개 회사를 M&A해 784억원을 회수했다.
조 대표는 "SGI는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제품 개발 업체인 엔젤로보틱스 투자금 회수로 큰 성과를 거뒀다"며 "회사는 SGI 유니콘 펀드로 엔젤로보틱스에 10억원을 투자, 154억원을 회수해 멀티플 15배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펀드인 SGI 엔젤로보틱스펀드도 엔젤로보틱스에 30억원을 투자해 내부수익률(IRR) 70%라는 성과를 거둬들였다"고 덧붙였다.
같은 해 SGI는 셀비온 투자로는 멀티플 3.8배의 회수 성적을 기록했다. 셀비온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해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업체다.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 신약 판매 승인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SGI가 투자한 엘케이켐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2007년 설립한 엘케이켐은 화학소재인 리간드와 프리커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제조하는 업체다. SGI는 엘케이켐에 SGI 스마트코리아 그린뉴딜 투자조합 펀드로 20억원, SGI 세미콘 첨단소재 투자조합 펀드로 140억원을 투자해 총 160억원을 쏟아부었다.
조 대표는 "엘케이켐 투자 수익률은 25일 주가에 달려있다"며 "최근 코스닥 시장의 주가 변동성이 커 수익률 예측은 쉽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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