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정용진 과제
책임경영 행보에도 주가 '요지부동'
① 14년간 주가 '5분의 1' 토막…PBR 업종 최저 수준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2년차에 들어간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달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조직 쇄신을 위한 고강도 칼날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경영 성과가 절실한 만큼 이를 위해 당장 직면한 해결과제를 짚어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제공=신세계그룹)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달 10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시간외매매로 매수한다. 거래 예정 주식 수는 278만7582주로 주당 7만6800원에 거래된다. 총 거래금액은 약 2141억원에 달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28.56%로 뛴다. 


그 동안 지분을 증여받았던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직접 매수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인수하지 않아도 이미 정 회장은 이마트의 최대주주다. 경영권이 흔들릴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굳이 증여가 아닌 매수로 갑자기 지분율을 늘린 이유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책임경영 의지'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식매매 계획은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 경영을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이 개인자산을 투입해 부담을 지고서라도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절실함을 표현한 셈인데 이마트의 주가는 유통업종 중에서도 유독 저평가를 받고 있다. 3일 주당 6만3200원에 거래를 마친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6배에 불과하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인 것은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로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유통주는 통상적으로 저평가 주식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동종업계와 비교해 봐도 이마트의 기업가치는 바닥이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부문인 주식회사 신세계의 경우 0.26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51배다. 이마트 주가는 2011년 6월 10일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한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2011년 9월 20일 기록한 33만4000원이 아직까지 사상 최고가로 남아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며 처음으로 별도기준 매출이 15조원을 넘었던 2021년 1월 장중 한때 19만원대를 기록하며 20만원 목전까지 갔지만 수혜가 사라진 뒤에는 내림세를 계속했다. 14년 동안 이 회사의 주가는 거의 5분의 1토막이 났다.  


시장은 이마트 기업가치가 PBR 0.2배 미만까지 하락한 원인으로 온라인사업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와 수익 부진을 꼽는다. 실제 이마트 부채비율은 ▲2019년 106.7% ▲2020년 112.8% ▲2021년 151.9% ▲2022년 146.2% ▲2023년 141.8%로 꾸준이 높아졌다. 2021년 6월 3조원을 넘게 들여 이베이코리아로부터 인수한 지마켓은 ▲2022년 321억원  ▲2023년 655억원 ▲2024년 1~3분기 341억원의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마트는 결국 지마켓 인수 후 약 3년 반 만인 작년 12월 중국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마트가 합작법인에 대해 갖게 되는 실질 지배력은 40% 수준으로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지마켓 관련 손익이 이마트 연결 실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인지 신세계그룹도 합작법인 설립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상반기 내로 경영진과 이사회를 꾸려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미분양으로 인해 수천억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세계건설이 상장 폐지 이후 이마트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지마켓 손익 제외 효과는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를 공식화하며 부진 계열사에 대한 '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는 등 숨가쁜 1년을 달려왔다. 수시 인사가 진행된 탓에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작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부진 계열사 대표를 물갈이하는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올 상반기 내로 기업가치 제고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정 회장의 책임경영에 대해 의구심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의 지분 매수를 밝힌 지난 1월10일 이후 장중 한때 6만9200원까지 올랐던 이마트 주가는 현재 다시 낙하해 6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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