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장주 넘보는 KT, 내실은 '글쎄'
사업·구조재편 기대감에 주가·시총 '훨훨'…통신가입 둔화·AI 수익 불확실성 '걸림돌'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제공=KT)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인공지능(AI)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SK텔레콤과 '통신 대장주'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자사주 소각과 분기 배당,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 등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AI 수익화 시점이 여전히 불분명하고 통신 가입자수도 둔화되는 등 내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영업이익률은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AI 투자를 위해서는 현금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구조조정 외에 딱히 수익성 개선 방법이 없어 주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KT는 서비스 판매 채널을 넓히고 AI 기능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수익' 신·구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공고히 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분기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발표하고 AI 중심의 기업구조 재편 계획을 앞세워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로 인해 KT는 SK텔레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통신 대장주'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KT는 4일 주가 급등으로 이날 종가기준 시총이 12조60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당일 SK텔레콤과 시총 격차를 기존 1조원대에서 5000억원대까지 줄였다. 이후 양사 시총 격차가 1조원대로 복귀했지만 KT 주가에 다시 탄력이 붙으면서 16일 종가기준 시총 격차는 6000억원대로 좁혀졌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과의 시총 격차가 2조원대까지 벌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70% 넘게 개선된 셈이다. 이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은 물론 경영 효율화 및 AI 투자를 향한 기대감이 KT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KT가 대내외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대내외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 상승 폭이 커지는 등 호재가 생기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KT의 주가 상승이 일시적인 바람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KT의 주가 상승세가 다각적인 비용 효율화 및 신사업 기대감에 기인한 것일 뿐,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유·무선통신 가입자는 오히려 둔화되고 향후 AI 사업 수익화 시점도 불확실하다는 까닭에서다.


실제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본사 자체 수익성을 나타내는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누적기준 7.8%로 같은 기간 SK텔레콤 영업이익률을 두 배 가까이 하회했다. 투자도 다방면으로 줄이면서 향후 사업 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KT는 올 3분기 연구개발비에 1522억을 투입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중도 0.7%로 0.1% 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를 10% 가까이 늘린 SK텔레콤과 정반대 행보인 셈이다. 자본적투자(CAPEX)도 올 3분기까지 누적 2조3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KT가 사업, 영업 투자 비용이 다방면으로 줄면서 추후 주력, 신사업 경쟁력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은 전국에 위치한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며 운영하는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가 단기간에 영업이익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AI 역시 당장 유의미한 성과나 수익화 시점까지 불명확해 뚜렷한 수익 개선안도 전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대적인 AI 투자를 앞둔 KT로선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KT는 올 3분기 3조9539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1%나 증가한 규모로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에 대비해 현금 보유량을 최대한 늘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추진 중인 AI·클라우드 협력 사업에만 2029년까지 1~2조원대의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자금 비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KT도 사업 전반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 및 AI 서비스 등을 확대하며 편의성 제고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유통망과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확대 중이며 관련 무선 판매가 실제 증가하고 있다"며 "미디어 부문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화질과 음향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AI 셋톱박스 등을 앞세워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혁신으로 2028년까지 AI 및 IT 매출을 기존보다 3배 늘리겠다는 목표다. 앞서 KT는 지난달 사업구조 혁신 일환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총괄하던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AI 융합 사업부문을 통합했다. 아울러 KT 핵심사업 중 하나인 IPTV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커스터머 부문 산하에 있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를 분리해 미디어부문을 신설했다. 이 밖에 기술혁신 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 부문으로 확대 재편하는 등 주력사업 및 기술 시너지 확대에 보다 힘을 실었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 효과로 향후 3년 안에 연결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비핵심 자산 유동화는 물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는 등 자본 효율화 작업도 적극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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