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glo 이은 야심작 '노마드'도 삐그덕?
국내 단독 첫 론칭…'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움직임 확산 '촉각'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 '하이퍼' (제공=BAT로스만스)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글로벌 담배회사인 BAT로스만스(BAT)가 이달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국내 단독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glo'가 기를 펴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가 없는 빈틈을 노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만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등을 필두로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 신설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BAT의 야심작이 시작부터 발목이 잡힐 위기에 처했다.


BAT는 이달 중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를 전격 출시할 예정이다. 노마드는 BAT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단독 론칭하는 제품이다. 기존 BAT가 선보였던 전자담배는 크게 'glo(글로)'와 'Vuse(뷰즈)'가 있다. 글로의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이고 뷰즈는 '천연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라는 점에서 노마드와 확연히 다른 카테고리다.


BAT가 노마드 출시에 나선 이유는 glo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BAT는 2017년 국내 사천공장을 세워 glo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당해 본격적으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담배업계 경쟁사인 KT&G와 필립모리스도 같은 해 경쟁에 참전했다.


하지만 KT&G와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파이를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BAT의 glo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BAT에 따르면 작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 내 물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BAT 가열담배(글로)점유율은 11%로 2022년 11.7% 대비 0.7%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역시 글로 점유율은 10.4%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6%포인트 추락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입문하기 위해 필히 구매해야 하는 전자담배기기 가격 역시 glo가 타사 대비 저렴한 편임에도 3사(KT&G, 필립모리스, BAT) 중 점유율이 가장 낮다. 글로의 제품별 가격은 3~6만원대, KT&G의 릴 제품별 가격은 8~11만원,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제품별 가격은 6~15만원 수준이다.


즉 BAT는 저가전략으로 대중성을 추구했지만 KT&G와 필립모리스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에서 밀린 셈이다. 경쟁사에 맞설만한 대항마가 필요한 상황에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로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BAT가 노마드의 첫 출시국으로 한국을 낙점한 이유는 국내에선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관련 규제가 없기 때문으로 읽힌다. 글로와 뷰즈 모두 현행법 상 '연초 잎을 원료로 제조한 담배'로 분류돼 규제를 받는 반면 노마드는 합성니코틴이라는 이유로 법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다 보니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오프라인 전자담배 판매전문점 뿐만 아니라 길거리 무인매장·자판기 등에서도 쉽게 판매된다. 접근성이 높은 만큼 청소년들에게도 공공연히 노출돼있다. 그 뿐 아니라 담뱃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유해성을 강조하는 담배 경고문구, 그림을 넣지 않아도 되는 점은 덤이다. BAT가 국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꿰찰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노마드가 국내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에서 합성 니코틴 규제를 위한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발의되면서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민단체에서도 합성 니코틴 규제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배 규제의 빈틈으로 청소년들에게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판매돼 청소년 흡연율이 높아지고 있단 점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뿐 아니라 시민단체 곳곳에서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노마드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BAT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소년을 현혹하는 디자인 요소를 지양하고 강력한 성인인증제도를 준수하는 판매처와 함께 책임 있는 판매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일반담배와의 동일한 규정 적용과 합당한 규제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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