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KT도 연말 회사채 시장 출격…최대 3000억 발행
연말 투자 수요 증가에 자금 조달 나서…내년 1월 5800억원 채무 만기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제공=KT)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연말 회사채 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최고 신용등급(AAA)을 보유한 KT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내년 1월 6000억원 규모의 만기도래 채무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연초 효과'를 노리고 내년 1월 회사채를 발행해도 되지만, 최근 연초 만큼이나 뜨거운 투자자들의 채권 수요 열기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5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만기)는 2·3·5·10년물로 꾸렸다. 희망금리 밴드 수준 및 만기별 발행액 규모는 주관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채 발행일은 내달 2일이다. 주관사는 리그테이블 상위 1~4위 증권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으로, 올해 2월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KT의 올해 회사채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2월 회사채 시장에 나와 2000억원 모집에 9배에 달하는 1조8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모았다. 이에 2000억원을 증액, 최종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KT는 통상 한 해에 1~2회 회사채 시장에 나와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채 시장 정기 이슈어(ISSUER)다. 


눈길을 끄는 건 KT의 이번 회사채 발행 시점이다. KT가 연말(11월~12월)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이어서다. 


통상 연말에는 기관투자가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따른 유동성 감소로 회사채 시장은 고요하다. 이에 기업들은 연말이 되기 전에 회사채를 미리 발행해 두거나, 급하지 않은 경우 아예 다음 해 연초 발행을 계획하곤 한다.


하지만 KT가 현시점에 회사채 시장에 나선 건 현시점이 연초 만큼이나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높은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회사채 시장은 내년도 금리 인하 가능성과 미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최근 회사채 시장은 우량·비우량 기업 할 것 없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우량 기업뿐 아니라 비우량 기업도 연말 회사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와 모집액 이상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한화오션(BBB)과 HS효성첨단소재(A)은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액 대비 각각 8배, 3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며 회사채 수요예측을 성공리에 마쳤다.


KT의 경우 연내 급히 갚아야 할 채무 일정은 없다. 다만 내년 1월에 5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이번 발행 자금은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내년 초 회사채 시장에 등장해 연초 효과를 누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최근 뜨거운 투자자들의 채권 수요 열기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놓으려는 복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내년 추가 금리인하가 될 것이란 기대에 채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할 때 사둬야겠다는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발행사들 입장에서도 현시점이 연초나 다름없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조달을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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