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엘리트, 낮은 신용도에 중국투자 '발목'
회사채 투기등급인 'B(+)'…계열사향 매출채권 등급책정 악영향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1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준호 형지엘리트 부회장(오른쪽부터)과 허원신 상해엘리트 총경리가 지난 8월 형지엘리트 본사가 위치한 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형지엘리트가 최근 중국 교복시장 공략을 위해 현장경영에 나서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계열사향 매출채권 증가로 현금흐름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흡한 회사채 등급을 받았다. 시장에선 형지엘리트가 추후 중국사업 확대를 위해 외부에서 투자실탄을 마련할 때 신용등급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이달 5일 NICE신용평가는 형지엘리트의 회사채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을 B+로 평가했다. 회사채 개별 신용등급은 크게 10단계로 형지엘리트가 부여받은 등급은 하위단계인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부족해 투기적이고 장래의 안정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 단언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높은 운전자금 부담에 따른 불안정한 잉여현금흐름이 예상된다는 점이 등급책정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다. 실제 형지엘리트는 계열사향 매출채권이 급증했다. 이 회사의 최근 회계연도인 2022~2023년도(2022년7월~2024년6월)를 보면 MRO사업과 관련한 계열사향 매출채권이 작년 6월말 기준 176억원에서 올 6월말 258억원으로 46.6%나 확대됐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외상값이다.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면 현급 유입이 늦어지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둔화시켜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형지엘리트의 매출채권 증가는 패션그룹형지가 외부에서 구매하며 운영했던 MRO사업을 형지엘리트로 이관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형지엘리트는 2022년 말부터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MRO사업을 시작했고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형지엘리트를 통해 그룹사 구매·생산을 진행했다.


올해의 경우 관계사인 '형지에스콰이아'향 매출채권 83억원이 신규 반영되며 전체 매출채권을 키웠다. MRO사업은 패션그룹형지 계열사들이 원활한 유지보수(Maintenance), 수리(Repair), 운영(Operations)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물자와 서비스를 관리하는 업무다.


문제는 형지엘리트가 부여받은 회사채 신용등급인 B+가 투기등급으로 분류돼 차후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할때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투기등급은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 받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통상 회사채는 기업이 보통 대규모프로젝트 등 1년 이상의 장기채무로 자금을 융통할 때 발행한다. 이 때 신용등급은 회사채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형지엘리트가 최근 중국 교복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형지엘리트가 향후 적극적인 투자금 유치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형지엘리트 자체 보유현금으로는 투자금으로 활용하기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해 6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은 224억원인데 반해 단기차입금은 152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지난 8월 형지엘리트의 중국 합자법인인 '상해엘리트'의 총경리를 만나 중국 내 품질 좋은 교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중국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후 최 회장의 아들인 최준호 형지엘리트 부회장도 지난달 14일과 15일에는 상해엘리트 현장을 방문해 현지 패션시장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 1일에는 중국 상하이서 열린 교복 고품질 발전 세미나에 참가해 상해엘리트를 통해 프리미엄 교복과 가격 경쟁력있는 일반 교복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형지엘리트가 최근 중국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실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형지엘리트가 중국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회사채 시장에서 B등급은 투자 적격등급으로 여겨지지 않아 이후 원활한 투자금을 유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아세안국가 확대 진출을 위해 투자를 포함한 다각도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도 "자금 확충 계획 등 내부 정책은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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