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한 가운데 업계에선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또한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마감기한인 내달 4일을 앞두고 이르면 내달 초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한 차례 더 매수가를 상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자간담회에서 매수가 추가 상향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영풍은 26일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종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선 고려아연이 내주 초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항공개매수 등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LG화학, 한화그룹 등 백기사 등판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이 가운데 만약 고려아연이 내주 대응책을 발표한다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현 매수가 75만원에서 또다시 매수가를 조정하고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셈이다. 매수가를 상향하면 그만큼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를 위해 조달해야 할 자금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2조3000억원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영풍 측은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가 과대평가(오버밸류) 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 주가가)오버밸류 돼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맞다고 생각하다"며 "주가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고지에 설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매수가(75만원)에 인수하겠다는 뜻은 장래 경영권을 가지고 오면 미래에 훨씬 그 이상의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러니 고려아연도 MBK파트너스·영풍의 매수가 추가 조정 여부를 경계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개매수 마감 기한이 내달 4일로 얼마 남지 않은 터라 반격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편 이번 매수가 상향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파트너스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대표이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누가 이런 결정을 주도했는지,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다시 법적 심판대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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