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상장폐지 위기를 겪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파멥신'이 신임 신주엽 대표를 선임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거래 정상화를 위해 꺼낸 카드인 만큼 신 대표가 파멥신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 2일 기존 김정규 대표이사 체제에서 심주엽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파멥신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지 약 7개월 만이다.
심 대표의 파멥신 합류는 김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두 사람은 항공여객 및 화물운송기업인 에어프레미아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심 대표는 2017년 1조원 규모의 휴젤 매각딜 이후 휴젤 창업자 중 한명인 홍성범 씨와 함께 항공여객 및 화물운송기업인 에어프레미아에 투자를 진행했고, 이후 대표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는 AP홀딩스이며,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김 회장이 심 대표를 영입한 배경은 뭘까. 심 대표가 과거 바이오 기업에 재직하면서 보여줬던 성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 대표는 2000년 KAIST 생명과학과를 졸업했지만 이례적으로 사법연수원(39기)을 수료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2015년 휴젤 전략기획실 이사로 입사했고 이듬해인 2016년 1월 휴젤 화장품신사업개발팀장을 맡아 역량을 입증한 그는 그 해 10월 휴젤 지주회사인 동양에이치씨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7년 3월에는 휴젤 대표이사를 맡았다.
같은해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는 휴젤공동대표집행임원으로 활동하며 베인캐피탈과의 1조원 규모의 매각딜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휴젤 출신의 한 관계자는 "심 대표가 화장품 신사업을 담당하던 시기 휴젤은 기능성 바이오화장품 브랜드 '웰라쥬'를 출시해 폭넓은 성장을 했다"며 "이는 화장품 사업이 휴젤의 새 먹거리로 자리잡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파멥신이 정관변경을 통해 자동차 타이어 및 튜브 판매업 등 뿐만 아니라 의약품, 의료용품 및 화장품 도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도 심 대표 선임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진산 파멥신 CSO는 "심 대표는 김 회장이 직접 초빙한 인사"라며 "휴젤 대표로 재직할 당시 베인캐피탈과 1조원 규모의 매각딜을 성사시켰고, 보톡스와 필러 유통 사업에 정통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멥신은 향후 혁신신약개발은 그대로 지속하면서 이를 위해 전문의약품 유통사업과 타이어유통사업을 추가해 매출과 영업이익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건 심 대표 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파멥신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유 CSO는 "심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며 "이미 김 회장이 250억원을 투자하는 등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멥신은 거래재개를 목표로 매출 확보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멥신은 올해 4차례의 유증을 통해 400억원이라는 자금을 조달했지만 거래소는 7월25일 재무 리스크와 매 출확보 미비를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파넵신은 기타특수관계인으로 엮여있던 '좋은타이어'라는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오는 10월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좋은타이어는 자동차부품 판매기업으로 김 회장 일가가 보유 중인 회사다. 좋은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4억원, 4053만원이다. 이로써 파멥신은 연결기준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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