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中 유일 생산법인서 탱크 내재화 추진
영성법인 암모니아·LPG 탱크 제작 검토…건조 효율성 기대감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 중국 영성법인 실적 추이.(그래픽=이동훈)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중공업이 중국 생산법인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 탱크 내재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그간 생산성 저하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 영성법인을 선박 블록(선체 기본 구조물)제작뿐 아니라 친환경 선박 탱크를 제작하는데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짧은 시간 안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우선 선박 2척의 탱크만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한편 일부는 외부에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중국 영성법인을 활용한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탱크 내재화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지난 2022년과 지난해 각각 중국 영성가야선업유한공사와 영파유한공사를 잇따라 청산하면서 현재는 중국 내 영성법인만 남은 상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발간한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영파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0명을 기록한 반면 영성의 경우 2022년 1712명에서 1700명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영성법인은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블록을 제작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납품하는 법인이다. 철강사로부터 받은 후판을 자르고 붙여 블록을 만들고, 여러 블록을 도크로 옮겨 모두 이어붙이면 선박이 된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블록 건조물량에 대응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국내 생산법인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영성법인은 원가경쟁력 약화로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최근 5년간 2019년을 제외하면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019년 32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한 후 이듬해 106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2021년에는 513만원, 2022년 23억원에서 지난해 18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같은기간 1100억원 초반대를 유지하던 매출은 2022년 1654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이처럼 영성법인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중국 조선소의 생산성 저하와 무관치 않다. 인건비 상승과 설비 노후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으로 원가부담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영성법인을 청산하지 않고 해당 부지를 활용한 탱크 제작 내재화를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영성법인의 지역적·지리적 이점을 통해 탱크를 제작하면 선박 건조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는 국내 기자재 업체인 세진중공업으로부터 탱크를 납품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LPG선, 암모니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량이 증가할 전망에 따라 자체적으로 탱크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올해 초대형암모니아선(VLAC)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 연간 40척의 LPG 및 암모니아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중국 영성시에 1270만달러(180억원) 규모의 탱크 제조공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발표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탱크 내재화를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우선 선박 2척에 설치할 탱크를 자체적으로 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거제조선소는 이미 포화상태라 탱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친환경 발주 시장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영성법인을 활용한 탱크 내재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