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사피온 합병
기업가치 8000억 vs 5000억…적정 합병비율은
③단순계산 시 1:0.568…최대주주 SKT 유력, 실사 후 확정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1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 반도체 '사피온 X220'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의 자회사 사피온이 연내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하며 두 회사 사이의 합병비율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지난 12일 오후 주주간담회를 열고 '사피온과의 합병 검토 건'에 대한 주주간담회를 열였다. 이 자리에서 리벨리온은 두 회사 간 합병 비율 초안을 2:1로 공개했다. 다만 이 같은 합병비율은 향후 추가 논의를 거쳐 변경될 여지가 있다. 


두 회사가 코스피나 코스닥 등 주권상장법인이라면 합병을 진행할 때 각 회사의 주가를 기준으로 비율을 정할 수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5 제1항 제1호에 따라 보통주에 대한 기준주가를 합병가액으로 정해 합병비율을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비상장법인인 동시에 벤처투자를 받은 회사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설계에 주력하는 만큼 제조시설 등 유형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대신, 인력과 특허권 등 무형자산 비중이 더 크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 받은 기업가치를 활용해 합병비율을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합병주체가 되는 사피온의 기업가치는 5000억원이다. 지난해 8월 60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당시 평가 받은 가치다.


(출처=리벨리온)

리벨리온은 지난해 말 165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으며 회사의 가치를 88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비율을 산출하면 1:0.5682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의 합병비율 책정은 투자유치 직전 평가 받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진행하는 게 대체로 맞다"며 "다만 두 회사의 평가 시점이 달라 향후 진행할 기업 실사 등을 거쳐야 정확한 합병비율 산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피온과 리벨리온이 현재의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확정할 경우 사피온의 최대주주 SK텔레콤(62.5%)의 존속법인 지분율은 35.8%로 줄어든다. 지난해 7월 사피온이 등기한 발행 주식 58만7500주에 합병비율과 SK텔레콤 지분율을 적용한 다음 리벨리온이 지난 3월 말 등기한 발행주식(24만8344주)을 더한 결과다.


리벨리온의 2대 주주 KT의 지분율 역시 감소한다. SK텔레콤과 같은 방식으로 지분율을 구하면 5.55%라는 계산이 나온다. 


존속법인의 최대주주는 익히 알려진 대로 SK텔레콤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사회 구성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새 회사의 대표로 등극하는 만큼 기존 리벨리온 이사진이 신규 합병법인을 그대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리벨리온의 이사회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신성규 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외에도 ▲이태원 ▲이진형 ▲강민구 ▲남충범 등이 사외이사로 재직, 총 7명으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사피온은 류수정 대표가 유일한 사내이사다. 그는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와 함께 ▲김윤 새한창업투자 파트너 ▲박경 SK하이닉스 임원 ▲하민용 SK텔레콤 이사 ▲한명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 담당 ▲정대덕 SK텔레콤 재무담당 등이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시장의 침체 및 업종 특유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결정된 것은 어느 정도 시너지를 기대해볼만한 일"이라며 "다만 합병 시 결정해야 할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등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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