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최대 5조원 규모 몸값이 거론되는 SK실트론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한앤컴퍼니의 단독 협상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다 최근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전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매각 초기 단계임에도 일부 운용사들은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하며 벌써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측은 국내 빅4 사모펀드(PEF) 운용사(▲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IMM PE ▲스틱인베스트)에 SK실트론 인수 의사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실트론 인수 여력을 가진 운용사들에게 태핑을 진행한 것으로 SK 측이 구체적인 투자설명서(IM) 등을 배포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인 지분 19.6%를 합친 SK실트론 지분 70.6%다. 지난 2017년 SK㈜는 LG그룹이 보유했던 LG실트론 지분 51%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19.6%를 총 7900억원 안팎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들였다. 이번 거래에서 최 회장 보유 지분은 제외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앤코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했다. 지난해부터 한앤코가 SK그룹의 구조조정 매물을 연이어 인수하며 SK그룹과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앤코가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SK스페셜티, SK엔펄스 CMP패드 사업부부터 솔믹스(전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 사업부)까지 별도의 경쟁 없이 단독 협상으로 진행했다.
이번에 SK실트론이 매물로 나온 배경에도 한앤코가 작년부터 꾸준히 인수 의사를 타진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 입장에서 SK실트론은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을 거둬들이는 캐시카우인데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로서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도 존재하는 '남 주기 아까운' 매물이다. 이에 최근 한앤코가 후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갑작스럽게 매각에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SK 측이 국내 대형 PE들에게도 인수 의사를 물어보면서 자연스레 이번 인수전은 제한적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매각 절차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인 만큼 인수의향서(LOI) 접수 등 다음 절차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여기에 매각 소식에 SK실트론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 문제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인수전에 이름을 올린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물밑 협상이 한창이다. 손꼽히는 알짜 매물인 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컨소시엄 구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경쟁 입찰 방식에서는 결국 누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인 만큼 협력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MM PE와 스틱인베스트의 경우 작년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전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손발을 맞춰 본 이력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SK 측에서 SK실트론 인수 여력이 있는 대형 PE들을 대상으로 태핑을 진행했다"며 "경쟁 입찰 방식으로 인수전이 흘러가는 만큼 향후 LOI 접수 단계에서 누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MM PE와 스틱의 경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는 했지만 확정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두산그룹은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SK실트론 인수는 사실 무근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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