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점검
유진투자證, 3년째 '조정유동성비율' 기준 미달
NCR 지표도 200%대 머물러...적극적인 유동성 관리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1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유진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유진투자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유진투자증권의 자산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당국의 증권사 경영실태평가 지표 중 하나인 조정유동성비율이 수년째 관리 기준선을 밑돌면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도 이어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조정유동성비율은 94.9%다. 지난 2021년(102.2%) 이후 3년 연속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조정유동성비율은 3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와 우발부채를 더한 값을 유동성 자산으로 나눈 값[(유동성 부채+우발채무)/유동성 자산]이다. 금융당국의 권고 관리 기준선은 100%다.


유진투자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 하락 배경으로 부동산금융자산 건전성이 지목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약 5700억원(국내 4900억원, 해외 1800억원)이다. 자기자본(9701억원) 대비 69%에 달한다. 전체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도 155%로 양적 부담 역시 큰 편이다.


우발부채가 자기자본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확약 등이 포함된 유진투자증권의 우발부채는 총 6238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 4861억원을 기록한 뒤 꾸준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64.3% 수준으로 업계 평균(44.9%)을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우발부채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의 PF 대출 가운데 중·후순위 비중은 70%를 넘는다. 모든 약정이 무등급 거래상대방으로 구성된 데다 기초자산 대부분이 무등급 PF 또는 해외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부실 시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386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9.8% 수준이고 중·후순위 약정 비중이 높아 질적 위험이 크다"며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은 5% 미만으로 높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시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 원활한 사업 진행 및 투자자산 회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재무지표(출처=국내 신용평가사,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이에 유진투자증권은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부동산 부실 위험에 대처하고 있다. ▲2018년 794억원 ▲2019년 775억원 ▲2020년 741억원 ▲2021년 816억원 ▲2022년 943억원 ▲2023년 1112억원 등 매년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충당금 증가로 인해 순자본비율(NCR) 지표가 악화하면서 오히려 자본 적정성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NCR은 총위험액 대비 영업용순자본 값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NCR 150%를 의무비율로 두고 있지만 이보다 높은 500%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도록 증권사에 권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NCR은 286.7%다. 지난해 6월 말 300%를 웃돌았으나 이내 200%대로 내려왔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유진투자증권의 NCR은 ▲2020년 291.8% ▲2021년 282.3% ▲2022년 250.8%로 줄곧 200%대에 머물렀다. NCR 의무비율은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용순자본이 쪼그라든 것도 NCR 지표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NCR 계산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잉여자본에서 필요 유지 자본을 나눠 구한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9월 말 영업순자본은 7490억원으로 6월 말 7758억원 대비 3.5% 줄어들었다. 이에 잉여자본 규모도 3935억원에서 3737억원으로 감소하며 NCR 지표도 자연스레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말 유진투자증권의 NCR은 중소형사 평균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며 "유진투자증권은 후순위채권 발행 건과 PF대출 채권의 회수 노력 등을 통해 자본적정정 지표를 관리 중이긴 하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2024년 말까지 PF 관련 부실채권을 청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PF 부실채권의 경우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충당금을 이미 쌓아놨고, 보유한 현금성 자산 등으로 리스크를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부실자산 정리 현황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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