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인베스트, 장고 끝에 '내부 인사' 택한 배경은
신임 대표에 송영석 CRO 선임…내부사정 '정통'·위기 관리 전문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영석 KB인베스트먼트 신임 대표(출처=KB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KB인베스트먼트가 신임 대표이사에 송영석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선임한 배경을 놓고 업계 관심이 쏠린다. 김종필 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업계에서는 외부 수혈 가능성을 높게 점쳤기 때문이다. 송 신임 대표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고 최근까지 리스크 관리를 전담했던 만큼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KB인베스트는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사령탑으로 송영석 CRO를 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지난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던 김 전 대표는 7년 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KB인베스트 측 요구로 이번 정기주총 이전까지 미국에 거주하며 원격으로 근무를 해왔다. 


송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임산공학과를 졸업했다. 벤처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건 1997년 TG벤처(현 큐캐피탈파트너스)에 합류하면서다. 이후 2006년 KB인베스트의 벤처1본부 수석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7년 벤처투자그룹 본부장 ▲2022년 리스크관리부문장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CRO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앞서 김 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시점부터 신임 대표를 두고 외부 수혈 가능성이 떠올랐다. KB인베스트를 지난 7년간 대형 VC로 성장시킨 김 전 대표가 외부 출신 인사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강동석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 카카오벤처스 심사역 등을 거론했다. 예상을 깨고 내부 출신 인물이 수장에 오른 셈이다.


이번 인사로 KB인베스트가 내부 승진 관행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8년 이전까지 KB인베스트는 KB금융그룹 출신 인물을 대표에 앉혀왔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가 주목을 받았던 배경도 외부 출신이라는 이유가 적잖았다. 김 전 대표 이전에 KB인베스트가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한 것은 2002년 선임한 조승현 전 교보증권 사장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KB인베스트가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신임 대표는 KB인베스트에서 18년 간 몸담은 만큼 내부 사정에 밝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최근까지 송 신임 대표는 회사의 위기관리를 전담해온 이력이 있다. 그간 KB인베스트가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했다면 이번 인사로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전 대표가 수장을 맡았던 2018년 4000억원대에 불과했던 KB인베스트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원까지 확대됐다. 7년 만에 무려 6배 이상 커진 셈이다. 김 전 대표의 '고위험 고수익' 기조로 회사의 덩치는 커졌지만 그만큼 회사 내에 잠재된 우발채무 리스크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펀드 만기가 6~8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상당한 규모의 펀드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KB인베스트 관계자는 "김종필 전 대표가 건강 상의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신임 대표를 맞이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인사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송영석 신임 대표가 오랜 기간 회사에서 근무한 만큼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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