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지급보증' 롯데건설, 채안펀드 자금 노린다
금리 4.7~4.8% 수준 통제…지난해 사모채 발행금리 대비 200bp↓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 CI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롯데건설이 1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나선다. 한때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롯데건설은 시장의 투심을 달래기 위해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앞세웠다. 이를 통해 발행금리를 낮추면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수요예측 참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말부터 1년짜리 조달을 거듭, 단기화된 차입금 만기구조를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31일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전액 1년 만기 단일물로 발행한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원리금 지급을 보증, 이번 공모 희망금리밴드도 롯데케미칼의 1년물 개별민평금리 대비 ±7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이번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현재 A+(부정적)이다. 지난 2022년 말 등급전망이 조정된 지 1년이 넘은 상태로, 올해 안에는 등급 조정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우발채무가 자체 수립한 계획대로 줄어들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롯데건설의 신용도 향방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앞세워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이 같은 크레딧 리스크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0(안정적)로, 1년물 개별민평금리는 4.0~4.1%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롯데건설이 이번 금리밴드 상단을 70bp로 제시했다는 것은 발행금리가 최대 4.7~4.8%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는 롯데건설이 지난해 9월 발행한 사모채 1년물 금리(6.6%)보다 200bp 가까이 낮은 금리다.


채안펀드의 자금 유입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지급보증을 결정한 또 다른 이유다. 채안펀드는 금융회사들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로 회사채 AA- 등급 이상, 여신전문채권(여전채) A+ 등급 이상을 매입한다. 즉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로 채안펀드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게 되면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이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수요예측에는 최대 1000억원 수준의 채안펀드가 참여할 것"이라며 "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단은 나머지 1000억원가량을 세일즈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말에도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았다. 레고랜드 사태 직후였다. 당시 매수주문은 1600억원으로 모집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1000억원을 인수해 미매각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또한 만기는 1년으로, 롯데건설은 이달 초 보유 현금으로 상환을 마쳤다.


롯데건설은 이번 조달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다. 당장 내달에만 1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내달 초 14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 만기도 예정돼 있다. 롯데건설은 만기도래 물량에 대해 상환과 리파이낸싱을 통해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신규 발행하는 회사채 만기가 1년 남짓한 탓에 단기화된 만기구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건설의 지급보증·자금보충약정 금액은 5조851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000억원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사업 중 미착공 현장 관련 PF 우발채무 금액은 3조4150억원으로 전체의 약 73.5%"라며 "분양경기가 저하되는 현 상황에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높은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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