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롯데손보·MG손보, 성공 포인트는
롯데손보 '매각가격', MG손보 '실사 결과'…업계 이목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보험업계 M&A(인수합병) 시장이 분주해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원매자까지 찾은 만큼 내달께 예정된 본입찰까지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사다. 


두 곳의 매도자 모두 매각 의지가 크지만 놓인 여건은 정반대 상황이다. 롯데손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매각가치를 끌어올렸지만 높아진 몸값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호실적 배경에 새 회계기준(IFRS17) 영향이 큰 만큼 적정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MG손보는 건전성 우려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매각이 어그러지게 되면 최악의 경우 파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새 주인 찾기가 더욱 절실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MG손보의 원매자들이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자로 나섰으며 글로벌 사모펀드사인 블랙스톤, 블랙록,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는 앞서 국내 사모펀드인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원매자로 실사에 나섰다. 두 곳에 대한 실사는 이달말에서 6월 첫째주께 종료될 예정이다. 본입찰은 이후 이어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 2조원 매각가 걸림돌…조정되면 우리금융 가능성↑


롯데손보 매각과 관련해 현재 우리금융이 가장 이상적인 인수자로 꼽힌다. 업계 중형급 규모인 롯데손보는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다. 규모가 더 작은 소형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보험업 진출과 별개로 향후 성장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롯데손보 내부 입장에서도 금융지주 계열사 편입을 더 반길 것으로 보인다. 은행을 중심으로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데다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매진할 수 있어서다. 다른 사모펀드가 새롭게 주인이 되더라도 몸값을 키우고 매각하는 엑시트에 맞춘 경영방침이 또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으로 단기 성과에 집중하다보면 그만큼 내부 피로도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건은 가격이다. 시장을 통해 알려진 매각희망가는 2조~3조원 수준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역시 최소 2조원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및 추가 자본확충 등에 약 7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의지와 별개로 과도한 지불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도 "언론 등에서 언급된 가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런 만큼 JKL파트너스가 매각가를 어느 선까지 조정할지에 따라 최종 인수자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조원대 매각가를 고수한다면 우리금융보다는 글로벌 사모펀드가 인수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이같은 방향을 선호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매각가를 1조원대로 낮춘다면 우리금융이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조원대 매각가 역시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투자금 이상의 회수가 가능한 액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조5000억원 수준이면 우리금융도 충분히 인수를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MG손보, 최대 리스크 '건전성'…P&A해도 추가 자금 투입 불가피


MG손보는 원매자 2곳 모두 사모펀드인 만큼 우선 실사 결과에 따라 차후 인수 절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MG손보 인수가격을 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사에 따른 재무 건전성 평가에 따라 인수가격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사실상 MG손보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건전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킥스(K-ICS) 비율은 64%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인 100%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 비율이 100%보다 낮다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약에서 한꺼번에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온전히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킥스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MG손보 매각은 P&A(계약이전)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P&A를 통하면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권 등 위험자산을 제외하고 인수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해도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수가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잠재적 우발채무 우려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MG손보에 대한 실사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결국 인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매자 측에서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인수가 외 추가 자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의 경우 MG손보 인수전에 함께 참여할 SI(전략적투자자)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MG손보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최소 7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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