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프로' 흥행 기대감↑…LG이노텍 낙수효과 볼까
단기적으론 애플 의존도 높아질 듯…XR 경쟁 본격화되면 매출처 다변화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6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플이 이달 초 미국에서 출시한 비전프로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애플이 최근 선보인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가 출시와 동시에 흥행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LG이노텍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전프로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중 하나인 '3D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이미 아이폰 시리즈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어 애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비전프로 판매가 늘수록 단기적으로는 의존도는 더 높아질 수 있지만 향후 여러 전자 업체 간의 XR 기기 경쟁이 본격화되면 LG이노텍의 고객사가 늘면서 매출처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은 이달 초 미국에서 비전프로 판매를 시작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망라한 초실감형 기술로 현실과 디지털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비전프로는 12개 카메라와 5개 센서, 6개 마이크를 탑재해 눈동자와 손동작, 목소리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데다 미국에서만 판매 중이지만 20만대 가량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영국, 캐나다, 중국 등으로 2차 출시될 경우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비전 프로에 탑재되는 3D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3D 센싱 모듈은 이미지를 3차원으로 인식해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부품의 핵심은 비행거리측정(ToF) 기술로 가상공간을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3D 센싱 모듈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제품인 카메라 모듈 외에 또 다른 제품이 LG이노텍의 매출원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애플 의존도는 점차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메라모듈과 3D 센싱 모듈은 모두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 부서는 회사 전체 매출 중 84%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의존도는 75% 이상이다. XR기기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부품 공급량도 증가해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LG전자 역시 XR 기기를 개발할 것을 시사해 새로운 매출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최근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산하에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XR 헤드셋 제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비전프로를 통해 성능 검증도 마친 상태다. 


만약 LG전자의 XR기기가 비전프로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경우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기기 개발 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 증대 및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아울러 LG이노텍의 제품을 대체할만한 타 기업 제품이 없어 XR 기기 경쟁에 따른 수혜를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업체들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기술력은 한참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XR기기에는 다양한 카메라 모듈이 들어가는데 이 중 흑백 혹은 모노카메라 등 범용 카메라는 지금도 중국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면서도 "3D 센싱 모듈과 같은 고부가 제품은 LG이노텍이 독점 공급 중이며 대체할 제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 제품이 애플을 비롯한 주요 XR 기기에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당사가 3D 센싱 모듈에서는 전세계 1위이고, 양산 경험도 가장 많다"며 "앞으로도 제품 기술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며 고부가제품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