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K 인사
'올라운더' 돋보인 박상규 사장, SK이노베이션으로
③"상사 찍고 정유로"…다방면 활약 긍정적 평가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4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을 이끌 새 경영진으로 SK엔무브 박상규 사장이 내정됐다. 1년간 계열사 경영을 거쳐 모회사로 적을 옮겨, 보직 이동의 정석을 보여줬단 평가다.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곳엔 어김없이 박 대표가 있었다. 


시내 면세점 탈락 후 절치부심하고 있던 지난 2017년 SK네트웍스 대표를 맡게 됐으며, 지난해 말 간판을 갈아 끼운 직후 새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시기에 SK엔무브를 맡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다양성', '신성장' 등의 수식어가 줄곧 박 사장을 따라다녔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 강화 및 성과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박상규 사장에 대해서는 '폭넓은 지식과 현장 경험'이란 평가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지난 1987년 SK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입사 후 36년간 한 사업부에 머무르기 보단, 정유, 호텔, 종합상사 등 '올라운더'로 활약했다.


SK에너지 리테일 마케팅사업부장을 비롯해 SK네트웍스의 수입차 판매 브랜드인 S-모빌리언 사업도 맡았으며, 워커힐 호텔총괄도 지냈다. 지난 9월 SK엔무브 ZIC브랜드 데이를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했는데 당시 "워커힐 직원들을 많이 알고 있다. 우대를 해준 것 같다"라며 농담 섞인 얘기를 하기도 했다.


두루 사업부를 경험했지만, 그 중에서도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이력을 꼽자면 SK네트웍스 대표를 역임했던 때다. 박 사장이 대표로 부임한 2017년 SK네트웍스는 23년 만에 면세점 문을 닫게 돼 새 동력이 필요한 시기였다. 박 사장 취임 직후 SK가스와 파인스트리트에 LPG 사업을 양도하고, 동(銅)광산 제련사업을 영위한 중국 법인, 골프장 에스케이핀크스 등을 매각해 유동성에 숨통을 트였다.


이와 함께 종합상사에서 소비재 회사로 회사 DNA를 새로 갈이끼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SK매직, AJ렌터카(현 SK렌터카)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박 사장이 글로벌 경기 외풍을 타지 않는 렌탈 사업, 모빌리티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춘 회사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SK네트웍스가 오너 리스크를 겪을 때도 박 사장이 이사회 중심을 잡는 대들보 역할을 했다. 박 사장은 이듬해 주총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라며 주주들을 달랬다.


지난해 SK엔무브로 옮기면서는 '새 정체성 장착'이라는 특명을 받았다. 작년 3월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투자하며 신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 사장이 이를 넘겨 받아 윤활기유를 활용한 냉각유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액침냉각 사업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용 배터리 등 활용 범위도 넓은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높다.


SK이노베이션으로 옮긴 이후에는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정유 사업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한편, SK온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 안팎으로 신경쓸 게 많다. 특히 SK온은 내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있어, IPO(기업공개)에 대한 논의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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