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경영 3막
정대현 왕국 구축, 지선·지윤 자매 몫은
⑦소수 지분 든 누나들, 소그룹 계열분리 가능성 있나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오너 3세이자 유일한 아들인 정대현 사장으로의 승계작업을 본격화 한 가운데 정 사장의 누나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재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그룹 주력사인 에스피네이처 지분을 소수 보유하고 있는 터라 의지에 따라선 지분 매각·스왑 등을 활용해 소규모 독립경영을 이룰 가능성도 있단 점에서다.


고(故) 정인욱 창업주의 차남인 정도원 회장은 슬하에 정지선씨, 정지윤씨, 정대현 사장 등 2녀1남을 두고 있으며 승계구도는 일단 아들인 정대현 사장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정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피네이처가 그룹의 정점에 서 있는 삼표산업 주식을 지속 취득케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그 결과 현재 정 사장은 본인과 에스피네이처를 통해 총 23.46%의 삼표산업 지분을 보유, 정 회장(30.33%)에 이은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보유 중인 삼표산업 주식을 상속·증여할 경우 정 사장 측 지분은 30% 안팎으로 확대해 최대주주 지위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삼표그룹의 경영 승계자가 사실상 정 사장으로 확정된 셈이다.


정 사장이 적극적으로 지분을 확보해 간 반면 누나들은 현재까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선씨와 지윤씨가 각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성빈 SPK인크 대표(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장남)과 결혼하면서 그룹사 경영보단 내조에 방점을 찍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계 일각선 지선·지윤 자매가 오너 3세 체제에서 여러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단 시선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이 에스피네이처 지분을 각각 9.62%, 10.14%를 소유한 2·3대 주주란 점에서다. 특히 에스피네이처는 2010년 이후 잇단 인수합병 및 내부거래 확대 등으로 순자산규모를 4756억원까지 불려온 만큼 이들 자매의 지분가치는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론상으론 지분매각 및 소규모 계열사와의 지분스왑 등을 통한 독립경영도 가능한 수준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표그룹이 시멘트와 레미콘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방 레미콘 공장 몇 개를 패키지로 떼 가거나 물류 등 유관사업체를 차리는 식으로 독자노선을 걸을 순 있을 것"이라며 "앞서 정대현 사장이 에스피네이처의 사세를 키운 것도 정도원 회장 소유였던 삼표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뒤 흡수합병한 덕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계는 자매 중 정지선씨가 경영활동을 벌일 가능성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표그룹과 현대차그룹 간의 계열분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삼표그룹이 혼인으로 엮인 친족관계라는 점을 들어 삼표를 현대차그룹에 편입하려 했다. 이에 정도원 회장은 독립경영을 하고 있단 논리로 계열분리를 인정받았는데, 지윤씨가 주주권 행사, 임원 재직 등을 노릴 경우엔 독자경영 명분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에스피네이처는 현재 현대건설에 벌크 시멘트를 공급하는 등 양 그룹이 방계간 거래를 벌이고 있는 터라 계열분리 취소 시 곧장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야기할 수 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지선·지윤씨는 주주권을 행사하거나 그룹사에 재직하는 등의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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