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한국맥도날드
결손금에 잡아먹힌 자본
①작년 자본총계 428억…출자금 61% 남짓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09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한국맥도날드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자본잠식 수렁에 빠졌다. 가파른 외형성장 이면에 매년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출자금(자본금)을 갉아먹은 탓이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자본잠식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미국 본사로 유출되는 막대한 로열티 지급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그간 유지해왔던 성장주도의 경영전략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내실다지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한국맥도날드가 매년 대규모 결손금을 벗어내지 못하면서 시장에선 시기상의 문제였을 뿐 자본잠식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최근 4년 동안의 미처리결손금 추이를 보면 2019년 1894억원에서 작년 3268억원으로 72.5%나 확대됐다. 이로 인해 작년 자본총계는 428억원으로 전년 783억원 대비 45.3% 뚝 떨어지며 처음으로 출자금 699억원을 밑돌았다. 완전잠식까지는 아니지만 부분자본잠식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한국맥도날드가 해마다 결손금을 쌓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 성장에도 지속된 경영적자 구조 탓이다. 이 회사의 매출을 보면 작년 9946억원을 달성하며 1조원 문턱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9년 매출 7248억원과 비교하면 37.2% 가파르게 성장한 규모다. 반면 실질적인 수익지표인 순이익은 같은 기간 내리 적자를 이어갔다. 최근 4년간 기록한 누적 순적자만 218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맥도날드 미처리결손금과 자본총계. (출처=금융감독원)

한국맥도날드의 적자는 각종 식자재가격 상승과 치열해진 시장경쟁,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막대한 로열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이 회사의 원가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가져가는 식품매출원가의 경우 2019년 2253억원에서 작년 3363억원으로 49.3%나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성장률과 비교해도 12%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매출 대비 식품매출원가율은 2019년 31%에서 작년 34%로 3%포인트 올랐다.


광고선전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2019년 323억원에서 작년 454억원으로 30%나 확대됐다. 기존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 외에도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 등의 후발주자가 시장에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이외 매년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막대한 로열티 부담도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이다. 


미국맥도날드(McDonald's Corporation)는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총괄법인인 맥도날드APMEA를 통해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매년 미국 본사에 순매출의 5%와 국내 신규 오픈 매장당 4만5000달러(한화 약 5993만원)를 지급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에서 수취한 로열티는 작년에만 621억원에 달했다.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미국 본사의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앞서 올해 4월 미국 본사는 한국맥도날드의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2134억원의 실탄을 지원했다. 하지만 보충된 재원은 자본 확충이 아닌 차입금 상환에 대부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의 작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만 3311억원 규모에 달해서다. 이 회사의 작년 유동자산 규모가 538억원 남짓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실탄 지원이 없었다면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벅찼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가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매출성장 경영기조 속에서 본사에 지급하는 막대한 로열티와 원가부담이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이라며 "결국 자본잠식 구간에서 벗어나려면 로열티 지급구조를 손보는 동시에 순흑자 전환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작년 지속된 원재료가격 인상과 배달수수료 등 외주용역비 및 금리 인상 등 전반적인 비용부담 확대에도 고객 중심 활동과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며 "한국맥도날드는 3년 연속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성공적인 마켓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면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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