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투자 잔혹사
AI·핀테크 분야 성과 절실
③김택진 윤송이 디셈버앤컴퍼니 보유지분 매각 추진…KG이니시스와 협업 불발 사례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림(왼쪽부터) KB증권 대표,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 정진수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이 2020년 10월 6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인공지능(AI) 간편투자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 합의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KB증권)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 게임사로 꼽힌다. 


게임뿐만 아니라 비게임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지속해서 활용해 왔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K팝 아티스트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에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집어넣었고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 '바르코'를 선보였다.


핀테크(금융+IT) 영역 역시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력을 발휘하려 했던 영역이다. 다만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추진했던 KG이니시스와 협업이나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앤컴퍼니) 투자 등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6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현재도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17.6%를 보유 중이다. 이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행보를 고려하면 향후 지분 매각을 선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김 대표가 2013년 사재를 출연해 세운 금융사다. 그 뒤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이 2020년 10월 디셈버앤컴퍼니에 300억원씩을 각각 지분투자해 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디셈버앤컴퍼니는 엔씨소프트의 관계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 대표(36.09%)와 윤 사장(25.51%)은 보유한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61.6%의 전량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모펀드 포레스트파트너스가 김 대표와 윤 사장의 보유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엔씨소프트가 디셈버앤컴퍼니 보유 지분 정리를 선택한다면 두 기업의 협업 역시 좌초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와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분투자 당시 연내에 자사 인공지능 기술력을 활용한 'AI PB(인공지능 프라이빗뱅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인공지능이 투자 자문을 제공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 인공지능 기술력을 활용한 AI PB를 접목하겠다는 것이 두 기업의 목표였다. 


그러나 2023년 9월 현재까지도 AI PB 서비스는 별다른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 현재 엔씨소프트는 김 대표와 윤 사장의 보유 지분 매각 이후에도 디셈버앤컴퍼니와 협업을 이어갈지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와 윤 사장이 디셈버앤컴퍼니에서 손을 떼기로 한 배경에는 실적 문제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창립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봤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도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가 금융 사업에 도전했다가 꿈을 접은 사례는 디셈버앤컴퍼니 전에도 있었다. 앞서 2015년에는 전자지불결제대행사 KG이니시스에서 발행한 4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엔씨소프트와 KG이니시스는 핀테크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공동 발족해 다양한 금융 관련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및 커머스에 특화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등 구체적인 사업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KG이니시스와 별다른 협업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7년 2월 KG이니시스의 전환사채를 조기상환하면서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가 얻은 것은 이자수익 9억원 정도뿐이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금융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금융 인공지능 기술 연구개발자를 모집하면서 금융 데이터 분석 및 모델 개발, 인공지능 기반 금융사업 서비스를 위한 기술 연구개발 등을 주요 업무로 명시했다. 


최근 생성형 AI 바르코를 내놓았을 때도 바르코를 게임 외의 분야에 적용하겠다면서 예시 중 하나로 금융을 들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 등의 비게임 분야에서도 파트너사를 구해 전문지식을 결합한 도메인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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